'생김치'로 김치찌개 칼칼하게 끓이는 법, 엄마가 왜 이제 알려주냐며 안심합니다
2025-12-20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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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김치 없어도 된다…겨울에 더 깊어지는 생고기 김치찌개의 비밀
겨울이 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한국인의 밥상을 가장 따뜻하게 데워주는 김치찌개다.
흔히 김치찌개 맛은 김치가 좌우한다고 말한다. 푹 익은 신김치가 있어야 제맛이라는 인식도 강하다. 하지만 김장한 지 얼마 안 된 집이라면 김치가 아직 덜 익어 김치찌개를 망설이게 된다. 신김치가 없어도 충분히 칼칼하고 시원한 김치찌개를 만들 수 있다. 관건은 김치가 아니라 고기와 조리 순서다.
◆ 생김치 김치찌개, 고기부터 다르다
생김치로 김치찌개를 끓일 때 가장 중요한 재료는 생고기다. 이미 익거나 양념된 고기보다 생돼지고기를 사용하는 게 핵심이다. 삼겹살이나 앞다릿살, 목살처럼 지방과 살코기가 적절히 섞인 부위가 좋다. 생고기를 먼저 볶아 기름을 충분히 내주면 김치가 덜 익었어도 깊은 맛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고기에서 나온 기름이 김치의 풋내를 잡아주고 국물에 구수함을 더한다.

◆ 김치는 볶아야 맛이 난다
생김치로 김치찌개를 끓일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김치를 바로 물에 넣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김치 특유의 풋풋한 맛이 그대로 남는다. 김치는 반드시 고기와 함께 볶아야 한다. 고기가 어느 정도 익으면 김치를 넣고 중불에서 충분히 볶아준다. 김치 숨이 죽고 기름이 배어들 때까지 기다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단계에서 고춧가루를 소량 넣어 함께 볶아주면 칼칼한 맛이 살아난다.
◆ 조미료 대신 필요한 기본 양념
생김치 김치찌개는 양념을 과하게 넣을 필요가 없다. 된장을 아주 소량 넣는 것이 포인트다. 된장은 김치의 산미를 보완하고 국물에 깊이를 준다. 여기에 다진 마늘과 국간장만으로도 충분하다. 설탕이나 인공 조미료를 넣지 않아도 고기와 김치에서 자연스러운 단맛과 감칠맛이 나온다. 멸치다시마 육수를 사용하면 더 좋지만, 물만 사용해도 큰 차이는 없다.

◆ 끓이는 시간보다 중요한 불 조절
김치찌개는 오래 끓일수록 맛있다는 말이 있지만, 생김치 김치찌개는 불 조절이 더 중요하다. 처음에는 센 불로 끓여 국물 맛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끓기 시작하면 중약불로 낮춰 은근하게 끓인다. 이 과정에서 고기 육즙이 국물로 스며들고 김치도 자연스럽게 익는다. 너무 오래 끓이면 김치 식감이 무너질 수 있으니 20분 내외가 적당하다.
◆ 마무리는 두부와 파
마지막에 두부와 대파를 넣어 한소끔 끓이면 생김치 김치찌개가 완성된다. 두부는 너무 일찍 넣지 않는 게 좋다. 김치와 고기의 맛이 충분히 우러난 뒤 넣어야 국물 맛을 해치지 않는다. 대파는 향을 살리는 역할을 하므로 불을 끄기 직전에 넣는 것이 좋다. 이 한 가지 차이만으로도 국물의 시원함이 확연히 달라진다.
◆ 신김치 없어도 충분히 맛있다
김치찌개는 신김치가 있어야만 가능한 음식이 아니다. 생김치라도 고기와 볶는 순서, 불 조절, 기본 양념만 지키면 칼칼하고 깊은 맛을 낼 수 있다. 오히려 고기 맛이 살아 있는 생고기 김치찌개는 깔끔하면서도 든든하다. 김치가 덜 익어 고민하던 겨울날, 오늘 저녁 찌개 메뉴로 생김치 김치찌개를 올려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한 끼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