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7400만원으로 폭락하거나 3억7000만원으로 폭등"

내년 비트코인 전망이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다는 말이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전문가 입에서 나왔다. 비트코인 옵션 시장은 5만 달러 폭락과 25만 달러 급등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미국 암호화폐 투자사 갤럭시디지털의 리서치 책임자인 알렉스 손은 21일(현지시각) X에 올린 글에서 "2026년은 암호화폐 시장은 예측하기에 너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알렉스 손은 경제 불확실성과 정치 리스크, 암호화폐 시장의 불안정한 흐름이 뒤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갤럭시리서치가 지난 18일 발표한 '2026년 암호화폐·비트코인·디파이·AI 26가지 예측' 보고서에 근거한 것이다.

보고서 작성 당시 알렉스 손은 암호화폐 시장이 이미 약세장에 깊이 들어갔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이 다시 상승세를 타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는 비트코인이 10만~10만5000달러 선을 확실히 넘기 전까지는 가격이 더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봤다.

파생상품 시장 분석도 이런 불확실성을 보여준다. 알렉스 손에 따르면 비트코인 옵션 가격은 내년 정반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비슷하게 반영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내년 중반 가격이 7만 달러가 될 가능성과 13만 달러가 될 가능성을 같은 확률로 보고 있다. 연말에는 5만 달러 또는 25만 달러가 될 확률을 비슷하게 평가했다.

옵션은 미래에 정해진 가격으로 사고팔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하는 것이다. 기관투자가들이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많이 쓴다. 이렇게 넓은 가격 범위가 나온다는 것은 전문가들도 방향을 예측하지 못하고 큰 변동에만 대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알렉스 손은 시장 구조가 변하고 있다는 신호도 포착했다. 그는 장기 비트코인 변동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변동성은 가격이 얼마나 크게 오르내리는지 나타낸다. 알렉스 손은 기관투자가들이 옵션을 활용해 수익을 내는 전략을 쓰면서 극단적인 가격 변동이 줄어들고 있다고 봤다.

이런 변화는 비트코인 옵션 시장의 가격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알렉스 손은 가격 하락을 막는 옵션이 가격 상승에 거는 옵션보다 비싸졌다고 말했다. 이는 주식이나 금 같은 성숙한 자산에서 나타나는 패턴이다. 급성장하는 시장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현상이다.

알렉스 손은 내년 비트코인 가격이 큰 변동 없이 정체되더라도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봤다. 가격이 떨어지거나 200주 이동평균선 같은 중요한 기술적 지표 수준까지 내려가더라도 기관투자가들의 참여와 시장 성숙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갤럭시의 장기 전망은 기관투자가들의 본격적인 참여에 달려 있다. 18일 보고서에서 갤럭시는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비트코인을 기본 투자 상품에 포함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들이 따로 선택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하게 된다.

이런 변화가 일어나면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비트코인으로 돈이 꾸준히 들어온다. 갤럭시는 단기 가격 변동보다 이런 구조적 변화가 2027년 이후 비트코인 가격을 결정할 것으로 본다.

알렉스 손은 기관투자가들의 접근이 쉬워지고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으며 달러 같은 법정화폐를 대체할 자산 수요가 커지면서 비트코인이 금처럼 화폐 가치 하락을 막아주는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갤럭시는 비트코인이 2027년 말까지 25만 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