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해보겠다고요? 소금물에 '건전지' 넣으면 이런 결과가 나옵니다

2025-12-22 22:36

add remove print link

다 쓴 건전지를 소금에 넣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다 쓴 건전지를 소금에 묻어두면 다시 쓸 수 있다는 이야기는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효과는 미미하고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집안 서랍을 정리하다 보면 애매하게 남은 건전지가 한두 개쯤 나온다. 완전히 방전된 것 같기도 하고, 버리자니 아까운 상태다. 이때 인터넷이나 입소문으로 “다 쓴 건전지를 소금에 넣어두면 다시 살아난다”는 이야기를 접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일부 사람들은 소금통이나 소금물에 건전지를 넣어두었다가 전압이 약간 올라간 경험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따라 했다가는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우선 건전지가 왜 다시 살아난 것처럼 느껴지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알카라인 건전지는 사용하면서 내부 화학 반응으로 전압이 떨어진다. 이때 완전히 에너지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내부 저항이 커져 순간적으로 전류를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경우가 많다. 건전지를 잠시 쉬게 하거나 외부 환경이 바뀌면 내부 화학 물질의 이동이 약간 회복되면서 전압이 소폭 올라갈 수 있다.

소금이 여기에 개입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소금은 수분과 만나면 전해질 역할을 한다. 건전지를 소금에 묻거나 소금물에 넣으면 건전지 외부에 미세한 전기적 환경 변화가 생긴다. 이 과정에서 건전지 표면의 온도나 습도가 변하고, 내부 화학 반응이 일시적으로 다시 움직이면서 전압이 아주 조금 회복된 것처럼 측정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다시 쓸 수 있다”는 착각이 생긴다.

유튜브 '유즐Youzle'
유튜브 '유즐Youzle'

그러나 이 효과는 매우 일시적이다. 리모컨이나 시계처럼 소비 전력이 극히 낮은 기기에서는 잠깐 작동할 수 있지만, 손전등이나 장난감처럼 전류 소모가 큰 기기에서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방법이 건전지를 재충전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에너지를 새로 만들어내는 과정은 전혀 없고, 남아 있던 극소량의 에너지를 억지로 끌어내는 수준에 가깝다.

문제는 안전성이다. 소금은 습기를 끌어당기는 성질이 강하다. 소금에 건전지를 넣어두면 외부 금속 부분이 빠르게 부식될 수 있다. 특히 알카라인 건전지는 내부에 강한 알칼리성 물질이 들어 있어, 외부가 손상되면 누액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누액은 피부에 닿으면 화상을 입을 수 있고, 눈에 들어가면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유튜브 '유즐Youzle'
유튜브 '유즐Youzle'

더 위험한 상황은 소금물에 건전지를 담그는 경우다. 물과 소금이 만나면 전기 전도성이 급격히 높아진다. 이 상태에서 건전지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미세한 누전이 발생하면 과열, 가스 발생, 심한 경우 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실험 영상에서는 건전지가 부풀어 오르거나 연기를 내뿜는 장면이 확인되기도 한다. 가정에서 호기심으로 따라 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건전지는 일반 쓰레기가 아니라 분리배출 대상이다. 소금에 묻어두거나 물에 담그는 과정에서 건전지가 손상되면, 중금속이나 화학 물질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토양과 수질 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잠깐의 편의를 위해 환경과 안전을 동시에 해칠 수 있는 셈이다.

유튜브 '유즐Youzle'
유튜브 '유즐Youzle'

그렇다면 다 쓴 건전지는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가장 현명할까. 전압이 애매한 건전지는 테스터기로 확인한 뒤, 정말 사용이 어렵다면 바로 폐건전지 수거함에 버리는 것이 맞다. 일부 전자기기에서는 두 개 이상의 건전지를 함께 사용할 때 전압 균형이 깨지면 더 빨리 방전되므로, 상태가 다른 건전지를 섞어 쓰는 것도 피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다 쓴 건전지를 소금에 넣으면 무언가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것은 재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해결책이 아니라, 잠깐의 착시와 위험을 동반한 현상에 가깝다. 건전지는 소금보다 안전한 수거함을 만나는 것이 훨씬 건강한 선택이다. 일상 속 작은 정보 하나가 사고를 막을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유튜브, 유즐Youzle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