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으면 씹을수록 다르다" 호박고구마와 밤고구마의 결정적인 '차이점'
2025-12-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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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밥상까지 점령한 고구마, 호박고구마와 밤고구마 제대로 먹는 법
겨울이 되면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음식이 있다.
따뜻한 김이 오르는 고구마다. 간식으로 시작해 어느새 한 끼 식사 대용으로 자리 잡은 고구마는 겨울철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존재다. 특히 마트와 시장을 채우는 두 주인공, 호박고구마와 밤고구마는 생김새부터 맛, 먹는 방법까지 확연히 다르다. 같은 고구마지만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진 두 품종을 제대로 알고 먹으면 만족도는 훨씬 높아진다.
호박고구마는 속이 주황빛을 띠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껍질을 벗기거나 반으로 갈랐을 때 부드럽고 촉촉한 과육이 눈에 띈다. 익히면 자연스러운 단맛이 강해지고, 수분 함량이 높아 퍽퍽함이 거의 없다. 숟가락으로 퍼먹을 수 있을 만큼 말랑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구마 특유의 달콤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호박고구마가 더 잘 맞는다.

영양 면에서도 호박고구마는 장점이 뚜렷하다. 주황색을 띠는 이유는 베타카로틴 함량이 높기 때문이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돼 면역력 유지와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준다. 겨울철 감기 예방과 건조한 피부 관리에 관심이 있다면 호박고구마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단맛이 강한 만큼 혈당이 빠르게 오를 수 있어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먹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호박고구마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천천히 익히는 것이다.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에서 낮은 온도로 오래 구우면 수분은 유지되면서 단맛이 극대화된다. 전자레인지로 빠르게 익히면 물기가 날아가 맛이 떨어질 수 있다. 껍질째 구운 뒤 반으로 갈라 스푼으로 떠먹으면 디저트 같은 만족감을 준다. 요거트나 견과류와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반면 밤고구마는 이름처럼 밤을 닮은 식감이 특징이다. 수분이 적고 단단해 씹는 맛이 살아 있다. 익혀도 포슬포슬한 질감이 유지되며, 단맛은 호박고구마보다 상대적으로 은은하다. 고구마 본연의 맛을 좋아하거나 식사 대용으로 포만감을 원한다면 밤고구마가 더 잘 어울린다.
밤고구마는 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편이라 장 운동을 돕는 데 유리하다. 오래 씹어 먹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포만감도 커진다. 다이어트 중이거나 식사량을 조절하고 싶은 사람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이유다. 다만 수분이 적어 물 없이 먹으면 목이 막히는 느낌이 들 수 있어 따뜻한 차나 물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밤고구마를 맛있게 먹으려면 조리법이 중요하다. 너무 높은 온도에서 급하게 구우면 속까지 고르게 익지 않고 퍽퍽해질 수 있다. 찜기에 쪄서 먹으면 포슬한 식감이 살아나고, 구울 경우에는 중간에 한 번 뒤집어가며 천천히 익히는 것이 좋다. 껍질을 벗겨 으깨서 샐러드나 고구마밥으로 활용해도 잘 어울린다.
두 고구마 중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달콤한 간식이 필요할 때는 호박고구마가, 든든한 한 끼가 필요할 때는 밤고구마가 제 역할을 한다. 같은 고구마라도 먹는 목적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겨울철에는 아침이나 점심에는 밤고구마로 포만감을 채우고, 오후 간식으로는 호박고구마를 즐기는 식의 활용도 가능하다.
보관 방법도 맛을 좌우한다. 고구마는 냉장 보관하면 전분이 당으로 전환되는 과정이 멈춰 맛이 떨어진다. 서늘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신문지나 종이에 싸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이미 구운 고구마는 식힌 뒤 냉동 보관했다가 다시 데워 먹어도 풍미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겨울에 고구마가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맛 때문만은 아니다. 조리법이 간단하고, 영양은 충분하며, 한 끼를 대신할 수 있을 만큼 든든하다. 호박고구마와 밤고구마의 차이를 알고 취향과 상황에 맞게 골라 먹는다면, 올겨울 고구마는 간식을 넘어 제대로 된 식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