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이 구호 활동 차량으로 ‘아이오닉 5’를 선택한 이유
2025-12-2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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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세계식량계획의 전 세계 구호 현장에 투입된 아이오닉 5
“단순한 기부 넘어 실제 현장에서의 지속가능한 구호활동으로 이어질 것”
전기차가 탄소 배출을 줄이는 수단을 넘어, 이제는 전 세계 재난 현장에서 인명을 구하는 실질적인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UN 소속 식량위기 대응 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과 손잡고, 아이오닉 5를 통한 구호 활동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지원은 단순한 물품 기부를 넘어, 전기차의 첨단 기술을 구호 현장에 최적화해 접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현장에 최적화된 ‘특수 개조’와 첨단 기술
현대차는 지난해 7월 WFP와 체결한 업무협약에 따라 아이오닉 5 8대와 충전 인프라를 제공했다. 이 차량들은 두바이 모빌리티 센터에서 각 지역 구호 특성에 맞춰 개조된 뒤 필리핀 등 세계 각지의 지역 사무소로 배치됐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구호 차량에 적용된 ‘투명 금속코팅 발열유리’ 기술이다.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 기술은 유리 사이에 얇은 금속 층을 코팅해 48V 전압으로 열을 발산한다. 이를 통해 극한의 기후에서 눈이나 습기를 빠르게 제거하며, 폭염 시에는 태양 에너지를 60%가량 차단해 구호 대원들의 활동 효율을 높인다.
또한, 전력망이 파괴된 재난 현장에서 아이오닉 5의 V2L(Vehicle to Load) 기능은 비상 전력 공급원으로 활용된다. 현장 요원들은 이를 통해 비상 통신 기기를 작동시키거나 의약품 보관을 위한 냉장고를 가동하며 구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에너지 자립을 통한 지속 가능한 구호

차량 지원과 함께 진행된 인프라 구축도 주목할 만하다. 현대차는 WFP 사무소가 위치한 12개국에 충전 시설과 총 14개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했다. 이를 통해 각 사무소는 운영 전력의 약 84%를 자체 충당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 디젤 발전기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면서, 매년 약 52만 달러(약 7억 7천만 원)의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아낀 예산은 다시 식량 구호 활동에 투입되어 더 많은 사람을 돕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전기차가 가진 기술적 잠재력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지속 가능한 구호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단순 기여를 넘어 탄소 중립과 효율적인 구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