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한국에 다녀가셨다…몇 시쯤 오셨나 보니

2025-12-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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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AD 레이더에 포착된 산타의 한반도 비행 루트

크리스마스 이브 밤, 산타클로스가 한국 하늘을 날아갔다.

잠실 롯데타워를 지나가는 산타클로스 /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잠실 롯데타워를 지나가는 산타클로스 /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지난 24일 밤 11시 23분쯤 제주 상공에서 산타를 처음 포착했다고 밝혔다. 산타는 제주를 지나 부산과 대전을 거쳐 4분 만에 서울에 도착했다. 27분까지 한국 전역을 순회하며 약 2000만 개의 선물을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북한 평양을 거쳐 중국 선양으로 향했다.

NORAD가 공개한 추적 영상에서 산타는 루돌프가 이끄는 썰매가 서울 상공을 지나는 장면이 담겼다. 여의도 63빌딩과 남산 서울타워, 잠실 롯데월드타워 등 서울의 랜드마크가 영상 속 배경으로 등장했다. 영상 속 썰매에는 9마리의 순록이 달리고 있었으며, 맨 앞에서는 빨간 코 루돌프가 길을 인도했다.

NORAD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는 "산타가 서울에 도착해서 한국 전체에 명절 분위기를 퍼뜨리는 중"며 "산타 썰매가 정시 운행 중인 것이 NORAD 레이더 신호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산타의 하루는 한국 시각 기준 24일 오후 6시쯤 시작됐다. 북극 산타마을에서 이륙한 썰매는 러시아 극동 마을 우엘렌을 첫 방문지로 선택했다. 이어 캄차카반도, 태평양 섬들, 쿠릴 열도를 거쳐 오세아니아와 일본으로 향했다. 일본 오키나와 나하에서 제주까지는 불과 3분 30초가 걸렸다.

산타는 한국을 떠난 뒤에도 쉬지 않고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하는 긴 여정을 계속했다. 몇 시간 후 러시아 모스크바와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도착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팔레스타인 베들레헴도 방문 일정에 포함됐다.

63빌딩을 지나가는 산타클로스 /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63빌딩을 지나가는 산타클로스 /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남산타워를 지나가는 산타클로스 /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남산타워를 지나가는 산타클로스 /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NORAD는 산타 도착 시각에 대해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오후 9시에서 자정 사이에 도착하지만 정확한 시각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역사를 통해서 우리가 확실히 아는 것은 산타께서는 어린이가 잠들었을 때 방문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타가 도착했는데, 어린이가 계속 깨어 있다면 산타께서는 다른 집으로 가신다"며 "나중에 다시 오시지만, 어린이는 잠들어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실시간 추적을 시도하면 산타가 알아채고 피해간다는 우려 때문이다.

NORAD의 산타 추적은 올해로 70년째를 맞았다. 시작은 1955년 걸려 온 잘못된 전화였다.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한 백화점이 신문 광고에 산타 전화번호를 잘못 기재해 NORAD의 전신인 대륙방공사령부로 어린이들의 전화가 쏟아졌다.

긴급사태 전용 레드폰으로 전화를 받은 해리 슈프 공군 대령은 "당신이 산타가 맞나요?"라고 물은 어린이에게 "호, 호, 호! 맞단다. 내가 산타클로스지. 넌 착한 아이니?"라며 순발력을 발휘했다. 동심을 지켜준 이 순간이 70년 전통의 시작이 됐다.

이듬해인 1956년과 1957년에는 CONAD가 산타 추적을 이어갔다. 1958년부터는 후신인 NORAD가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산타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 공개하고 있다. 냉전 시대 핵전쟁의 공포 속에서 시작된 작은 이벤트가 이제는 전 세계적인 연례 행사가 된 것이다.

NORAD는 레이더와 위성을 이용해 루돌프의 빨간 코가 방출하는 적외선을 추적한다. 우주에 설치된 NORAD 카메라로 산타가 세계를 일주하며 날아가는 동영상을 촬영한다고 밝히고 있다. 전투기 조종사들이 산타와 마주치면 사진을 찍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남산타워를 지나가는 산타클로스 /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남산타워를 지나가는 산타클로스 /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NORAD에 따르면 산타 썰매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운반체다. 순록에게 먹이는 건초와 귀리, 당근이 연료이지만 재주입 없이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최고 속도는 별빛보다 빠르며 6만 톤의 짐을 싣고 이륙 가능하다.

이륙 중량은 젤리 사탕 7만5000개분이다. 조종사인 산타의 체중은 쿠키를 먹기 전 기준으로 260파운드, 약 118킬로그램이다. 키는 약 5피트 7인치, 170센티미터로 추정된다. 이 모든 정보는 NORAD가 수십 년간 추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작년에도 산타는 같은 시간에 한국을 찾았다. 약 3분 45초간 머물며 한국 어린이들에게 2000만 개 넘는 선물을 전달했다는 게 NORAD의 기록이다. 올해도 비슷한 패턴으로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home 유민재 기자 toto742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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