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습게 보면 정말 큰일 난다…겨울에 '담배 피우는' 사람이 특히 잘 걸리는 병
2025-12-2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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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아래 아닌데도 동상 걸리는 이유는?
동상 통증이 사라졌다면 회복된 걸까?
한 해의 끝자락으로 갈수록 체감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동상은 더 이상 극지방의 이야기가 아닌 일상 속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다.
동상은 단순히 손발이 시린 증상을 넘어, 저체온 환경에서 신체 말단 조직이 얼어 손상되는 질환이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더라도 강한 바람과 습기가 겹치면 피부 표면의 열이 빠르게 빼앗기면서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장시간 야외에 노출되거나, 젖은 장갑이나 양말을 그대로 착용한 경우 위험이 커진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고령자나 당뇨병 환자, 흡연자 역시 동상에 취약한 편이다.
동상의 가장 큰 원인은 체온 유지 실패다. 추운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신체는 생존을 위해 심장과 뇌 같은 중심부의 온도를 지키고자 손과 발, 귀, 코 등 말단 부위로 가는 혈류를 줄인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피부와 피하 조직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조직 속 수분이 얼어붙으며 세포 손상이 시작된다. 출퇴근길 대기 시간, 겨울철 야외 활동, 배달이나 야외 근무처럼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은 진행 단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초기에는 해당 부위가 창백해지고 감각이 둔해지며, 따끔거리거나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 시간이 지나면 피부가 딱딱해지고 색이 회백색이나 푸르스름하게 변한다. 심한 경우 물집이 생기거나 피부가 검게 변색되기도 한다. 통증이 사라졌다고 해서 회복된 것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이는 오히려 신경 손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동상이 의심될 때 가장 중요한 대처는 즉시 추운 환경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실내로 이동하고, 젖은 옷이나 장갑, 양말은 바로 벗어야 한다. 이후에는 체온을 서서히 회복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미지근한 물에 손이나 발을 담가 천천히 온도를 올리는 방식이 도움이 된다. 이때 뜨거운 물이나 난로, 전기장판 같은 강한 열을 직접 가하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급격한 온도 변화는 조직 손상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
잘못된 민간요법도 주의해야 한다. 동상 부위를 세게 문지르거나 주무르는 행동은 얼어 있는 조직을 물리적으로 손상시킬 수 있다. 눈이나 얼음으로 비비는 행동 역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감각이 둔한 상태에서 억지로 움직이거나 걷는 것도 조직 파열 위험을 높인다. 통증이 심하거나 색 변화가 뚜렷하고 물집이 생겼다면, 자가 판단을 멈추고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방은 비교적 단순하지만, 실천이 중요하다. 외출할 때는 방한 기능이 좋은 장갑과 양말을 착용하고, 땀이 찼다면 중간에 갈아 신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귀와 코처럼 쉽게 노출되는 부위는 목도리나 마스크로 보호해야 한다. 장시간 야외 활동이 불가피하다면 주기적으로 따뜻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가볍게 몸을 움직여 혈액순환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동상은 한 번 발생하면 해당 부위가 이후 추위에 더 민감해지는 특징이 있다. 가벼운 증상이라도 반복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상은 단순히 추위를 참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 습관과 환경 관리가 함께 작용하는 질환이다. 연말과 연초, 가장 춥고 방심하기 쉬운 시기일수록 동상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