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 전설 바르도 별세에 애도 물결…마크롱 “세기의 전설”

2025-12-28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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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은퇴 후 동물 보호에 인생 헌신한 삶

프랑스의 상징적인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AFP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리지트 바르도(2005년) / 연합뉴스
브리지트 바르도(2005년) / 연합뉴스

브리지트 바르도 재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세계적인 배우이자 가수이며 재단의 창립자인 바르도 여사의 별세 소식을 깊은 슬픔과 함께 전했다. 재단 측은 그가 화려한 경력을 뒤로하고 자신의 삶과 에너지를 동물 복지와 재단 운영에 온전히 헌신해 왔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사망 시간과 장소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바르도는 최근 몇 달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에서 이름의 앞글자를 딴 'B.B'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그는 마릴린 먼로,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당대를 대표하는 관능적인 여배우로 사랑받았다.

1934년 파리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바르도는 15세에 잡지 '엘르'의 표지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1956년 영화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를 통해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올랐으며, 약 5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한 뒤 1973년 영화계를 은퇴했다.

은퇴 이후의 삶은 동물 보호에 집중됐다. 1986년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한 그는 이듬해 개인 소장품 경매를 통해 기금을 마련했다. 리비에라 휴양지 생트로페 인근에 거주하며 투우, 사냥, 모피 반대 등 동물을 향한 모든 잔인한 행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AFP는 그의 이러한 신념이 마지막 영화 촬영장에서 죽을 위기에 처했던 염소를 구해 호텔에서 키우기 시작한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했다. 2013년 그는 동물 보호가 자신의 유일한 투쟁이자 삶의 방향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의 사생활은 네 번의 결혼과 여러 차례의 불륜, 우울증 등으로 부침이 심했다. 1952년 로제 바딤과 첫 결혼 후 이혼했으며, 1959년 자크 샤리에와 재혼해 아들을 두었다. 이후 독일 억만장자 군터 작스, 사업가 베르나르 도르말과 차례로 결혼했다. 그는 26세 때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치적 발언으로 인한 논란도 적지 않았다. 1997년부터 2008년 사이 프랑스 내 무슬림 공동체를 비하하는 발언을 지속해 6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으며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과는 2001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고기 식용 문화를 '야만적'이라고 비난해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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