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번만 하면 겨울 내내 먹는다...고추로 만드는 '매콤한' 밥도둑

2025-12-3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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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선택부터 불 조절까지, 밥도둑 고추다짐의 비결
씨 제거 정도와 기름 온도가 결정하는 고추다짐의 맛

한 번 만들어 두면 밥 한 공기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반찬이 있다.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존재, 바로 고추다짐이다. 자극적일 것 같지만 의외로 담백하고, 매울 것 같지만 조절하기 나름인 이 반찬은 집밥의 판도를 바꿔놓는 숨은 밥도둑으로 꼽힌다.

고추다짐은 이름 그대로 고추를 잘게 다져 만드는 반찬이다. 특별한 조리 기술이 없어 보이지만, 막상 만들면 맛의 편차가 크게 난다. 어떤 집에서는 감칠맛이 폭발하고, 어떤 집에서는 쓰거나 텁텁해진다. 차이는 재료 선택과 손질, 그리고 불 조절에서 갈린다.

유튜브 '양장금주부'
유튜브 '양장금주부'

가장 먼저 고추를 고르는 단계부터 중요하다. 풋고추와 청양고추의 비율에 따라 성격이 완전히 달라진다. 아이와 함께 먹을 반찬이라면 풋고추 위주로, 어른 밥상이라면 청양고추를 섞는 것이 좋다. 씨를 모두 제거하면 매운맛은 줄지만 고추 특유의 향도 함께 빠진다. 씨를 절반 정도만 남기는 것이 균형 잡힌 맛을 만드는 요령이다.

고추를 다질 때도 포인트가 있다. 너무 곱게 다지면 물이 나오고, 너무 굵으면 양념이 따로 논다. 칼로 다질 경우 일정한 크기를 유지하는 것이 좋고, 믹서를 쓸 때는 짧게 여러 번 끊어 사용하는 것이 식감을 살린다. 여기에 양파나 마늘을 함께 다지면 단맛과 풍미가 자연스럽게 더해진다.

유튜브 '양장금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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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다짐의 맛을 결정짓는 또 하나의 요소는 기름이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고추를 바로 볶기보다, 약불에서 천천히 시작해야 쓴맛이 나지 않는다. 고추의 수분이 서서히 날아가면서 향만 남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이미 밥도둑의 향이 주방을 채운다.

간장은 마지막이 아니라 중간에 넣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넣으면 타기 쉽고, 끝에 넣으면 겉돌기 쉽다. 고추가 어느 정도 볶아졌을 때 팬 가장자리에 둘러 넣으면 불에 살짝 눌리며 감칠맛이 살아난다. 여기에 설탕 대신 조청이나 물엿을 소량 넣으면 단맛이 튀지 않고 깊어진다.

유튜브 '양장금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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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다짐은 응용 범위도 넓다. 밥에 올려 비벼 먹어도 좋고, 두부나 달걀찜 위에 올려도 잘 어울린다. 김에 싸 먹으면 술안주로도 손색없다. 특히 참기름 몇 방울과 깨를 더하면 한 단계 더 완성된 맛이 된다.

보관 방법도 중요하다. 완전히 식힌 뒤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일주일 정도는 맛이 유지된다. 오히려 하루 이틀 지나면서 맛이 더 어우러진다. 소량씩 꺼내 먹을 수 있도록 나눠 담아두면 위생적으로도 좋다.

고추다짐이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하다. 재료는 소박하지만 맛은 강렬하고, 손은 많이 가지 않지만 밥상 위 존재감은 확실하다. 반찬이 마땅치 않은 날, 입맛이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에도 고추다짐 하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집에 고추가 남아 있다면, 오늘 밥도둑 하나쯤 만들어두는 선택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밥이 먼저 사라질지, 고추다짐이 먼저 사라질지는 그다음 문제다.

유튜브, 양장금주부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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