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흥군의 파격 실험, '월세 1만원' 아파트로 청년의 미래를 짓다

2025-12-31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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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멸 위기 앞에 던진 혁신적 승부수…전남도 이어 국토부 공모까지 석권하며 '청년 도시' 기틀 마련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청년 인구 유출과 지방 소멸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한 지방자치단체가 '월세 1만 원'이라는,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파격적인 해법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전라남도 장흥군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고품질 공공임대주택 100세대를 건립하는 프로젝트로 전라남도에 이어 중앙정부인 국토교통부 공모까지 연달아 석권하며, 대한민국 주거 복지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만원주택 조감도
만원주택 조감도

#중앙과 지방 모두 사로잡은 '준비된 프로젝트'

이번 장흥군의 성과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올해 상반기 전라남도의 '전남형 만원주택' 사업에 선정되며 지역 맞춤형 주거 정책의 가능성을 입증한 데 이어, 곧바로 국토교통부의 까다로운 '지역제안형 특화 공공임대주택' 공모의 문턱까지 넘었다. 이는 장흥군의 정책이 단순히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넘어, 실현 가능성과 타당성, 그리고 우수성까지 광역 및 중앙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연이은 공모 선정으로 국비를 포함한 총 419억 원의 안정적인 사업비를 확보, 사업 추진에 강력한 동력을 얻게 됐다.

#단순한 '집'을 넘어 '삶의 터전'으로

장흥군이 짓는 '1만원 아파트'는 결코 품질이 낮은 임시 거처가 아니다. 장흥읍 중심 생활권에 들어설 100세대의 아파트는 전용면적 60㎡와 85㎡(구 25~34평형) 등 신혼부부가 아이를 낳고 키우기에도 넉넉한, 민간 아파트 못지않은 고품질 주거 공간으로 설계된다. 이는 단순한 주거 제공을 넘어, 청년들이 지역에 뿌리내리고 안정적인 삶을 꾸려갈 수 있는 실질적인 '터전'을 마련해주겠다는 군의 확고한 의지가 담겨있다.

#'월세 1만원'에 담긴 절박함과 희망

월 1만 원이라는 임대료는 사실상 무상에 가깝다. 이는 주거비 부담에 내 집 마련은커녕 결혼과 출산마저 포기하는 청년 세대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들의 가장 큰 짐을 덜어주겠다는 장흥군의 절박한 진심이 담긴 상징적인 금액이다. 군은 이를 통해 장흥바이오식품산업단지 등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산업단지 청년 근로자들의 유입을 촉진하고, 이들이 지역에 완전히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2028년, '청년 친화 도시'의 청사진을 그리다

'1만원 아파트' 프로젝트는 2026년 하반기 첫 삽을 떠 2028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순항 중이다. 장흥군은 이번 사업을 단순한 주택 공급 사업으로 끝내지 않을 계획이다.

김성 장흥군수는 "국가 지원 사업으로 추진되는 만큼 더욱 내실을 기해, 청년들이 집 걱정 없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마중물 삼아 장흥군을 명실상부한 '청년 친화 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강한 포부를 밝혔다.

월세 1만 원이라는 작은 씨앗이 지방 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을 싹 틔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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