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함평군 학교면 이장단, 십시일반 모은 정성으로 취약계층 찾아

2025-12-3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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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보다 빠른 발, 이웃보다 깊은 마음…'마을 대장' 이장님들의 나침반은 이웃의 시름을 향했다
단순한 물품 전달 넘어 안부 묻는 '진짜 이웃'의 모습 보여줘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연말의 찬바람이 골목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계절, 행정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하는 곳까지 훤히 꿰고 있는 '마을 전문가'들이 먼저 나섰다.

전남 함평군 학교면의 이장단이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지역의 가장 그늘진 곳에 온기를 불어넣으며, 진정한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마을의 대소사와 주민들의 안부를 가장 먼저 챙기는 학교면 이장단협의회는 지난 31일, 관내에서도 특히 돌봄이 절실한 4가구를 직접 방문했다. 이들의 손에는 쌀과 라면, 화장지와 두유 등 당장 요긴한 생필품 꾸러미와 함께, 추운 겨울을 나는 데 보탬이 될 위문금이 들려 있었다. 이장단 회원들이 마음을 모아 마련한 200만 원 상당의 정성이었다.

이번 나눔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단순히 문 앞에 물건만 놓고 가는 '비대면 나눔'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장들은 홀로 계신 어르신들의 손을 맞잡고 건강은 어떠신지, 생활에 불편함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폈다. 잠시나마 말벗이 되어 애로사항을 들어주는 이들의 모습은, 물품 전달을 넘어 마음과 마음을 잇는 정서적 교감 그 자체였다. 행정과 주민 사이의 '가교' 역할을 넘어, 이웃의 삶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탱하는 가장 든든한 복지 안전망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송주환 이장단협의회장은 "한 해를 마무리하며 우리 이웃들의 생활에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 싶어 이장들이 뜻을 모았다"며 "앞으로도 늘 주민 곁에서 서로를 살피고, 함께 나누며 더불어 사는 따뜻한 지역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우석 학교면장은 "누구보다 지역 곳곳을 잘 아시는 이장님들이 먼저 이웃을 챙겨주시니 마음이 든든하고 감사하다"면서 "이처럼 따뜻한 나눔이 계속 이어져 촘촘한 복지 안전망이 구축될 수 있도록 행정에서도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내 이웃의 어려움은 내가 먼저 살핀다'는 학교면 이장단의 소박하지만 진심 어린 발걸음이 꽁꽁 얼어붙은 연말, 지역 사회에 따뜻한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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