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곰탕에서 골프장 성금까지~함평군 대동면에 '온정 바이러스'가 퍼지다
2025-12-3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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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교회, 산단 기업, 골프장 직원들까지…계층과 업종 넘어선 '나눔 릴레이'가 추운 겨울 녹여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연말의 추위가 깊어질수록 오히려 희망의 온도는 뜨겁게 달아오르는 곳이 있다. 전남 함평군 대동면이 바로 그곳이다. 이름 모를 이웃의 시린 겨울을 염려하는 따뜻한 마음들이 하나둘 모여, 마치 바이러스처럼 지역 사회 전체로 퍼져나가고 있다. 식당 주인의 곰탕 한 그릇에서 시작된 온기는 교회의 라면 상자로, 산업단지 기업들의 성금으로, 그리고 골프장 직원들의 십시일반 모금으로 이어지며 거대한 '나눔의 물결'을 만들어내고 있다.
#"밥은 굶지 마시라"…진심을 끓여낸 '한 끼의 위로'
이번 '온정 바이러스'의 진원지는 주민들의 식탁이었다. 지역의 명물인 '함평천지한우 명품관'은 뜨끈한 사골곰탕 100팩과 현금 50만 원을, '㈜아임푸드'는 기운을 북돋아 줄 추어탕 200팩을 각각 기탁하며 어르신들의 겨울나기를 챙겼다. '대동교회' 역시 해마다 그랬듯,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컵라면 100박스를 보내오며 꾸준한 이웃사랑을 증명했다. 이들의 나눔은 단순히 음식을 전하는 것을 넘어, "추운 겨울, 끼니는 거르지 마시라"는 따뜻한 안부이자 진심 어린 위로였다.
#마음을 모으니 희망이 되다…지역 경제의 심장이 나눔에 뛰다
이웃을 향한 온기는 지역 경제의 심장부인 산업단지로까지 번져나갔다. 동함평일반산업단지에 입주한 '㈜금성필름', '인앤인건설㈜', '㈜한별' 세 기업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각각 50만 원씩, 총 150만 원의 성금을 '희망2026 나눔캠페인'에 기탁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 나눔의 바통은 '베르힐컨트리클럽' 직원들에게로 이어졌다. 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발적으로 주머니를 털어 150만 원의 성금을 모아 전달, '나눔에는 특별한 사람도, 정해진 곳도 없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었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강을 이루듯
이렇게 모인 소중한 성금과 물품들은 대동면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지역의 가장 낮은 곳, 가장 그늘진 곳에 있는 이웃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윤미순 대동면장은 "마치 강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나눔의 행렬에 깊은 감동과 감사를 느낀다"며 "기부자 한 분 한 분의 정성과 온기가 모여 우리 이웃들에게는 추운 겨울을 이겨낼 큰 힘과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거대한 강을 이루듯, 대동면을 휘감고 있는 이 따뜻한 '온정의 강'이 꽁꽁 얼어붙은 세밑 한파를 녹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