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의 전쟁' 곽도원 검사 캐릭터 별세…김태촌 잡은 그 사람
2026-01-0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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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저승사자' 조승식 전 대검 강력부장 "남자다운 조폭 못 봤다”

조직폭력배 사이에서 '해방 이후 최고의 악질 검사'로 이름을 떨친 조승식 전 대검찰청 강력부장이 지난달 30일 별세했다. 향년 73세.
충남 홍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대전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고, 1977년 사법시험(19회)에 합격했다. 1979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대구·수원지검 강력부장, 대검찰청 강력부장과 마약·조직범죄부장, 형사부장 등을 역임한 뒤 2008년 퇴직했다.
1981년 전주지검 군산지청에 근무하면서 '조폭과의 전쟁'을 시작했고, 유학과 법무부 파견 근무를 하느라 잠시 멈췄다가 1989년 서울지검 특수1부에 근무할 때 재개했다.
'강력·조폭 수사의 달인'으로 통했다. 주요 부임지마다 관내 조폭을 소탕해 '조폭들이 치를 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조폭 사이에서 '해방 이후 최고의 악질 검사'로 악명이 자자했다.
1990년 5월 서울지검 강력부 근무 당시, 실탄을 장전한 권총을 차고 서울 동부이촌동의 한 사우나에서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1948∼2013) 씨를 직접 검거한 일화는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김태촌 씨 말고도 호남 조폭 대부 이육래, 마카오 원정 도박 조직 두목 이석권, 부산 칠성파 두목 이강환, 영도파 두목 천달남 등이 고인에게 검거됐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속의 강골 검사 조범석(배우 곽도원 분)의 실존 모델로도 유명하다. 당시 윤종빈 영화감독이 제작 과정에서 여러 차례 고인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윤 감독은 2016년 고인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수사 특검 후보로 추천되면서 해당 캐릭터가 재조명되자 "조승식 변호사님은 내가 만나 본 분 중 가장 강직하고 멋진 분이셨다"며 "영화의 결말 부분에서 결국 불의와 타협하고 마는 검사로 묘사가 된 장면은 철저한 영화적 각색이다.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2008년 퇴직 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조폭에게 의리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동안 멋있는 조폭이 있는지 찾아봤으나 제대로 남자다운 사람은 못 봤다"며 "조폭은 평소에는 신사인 척 행동하지만, 금전적 이권을 놓고 싸움이 붙으면 못된 근성이 나온다. 돈을 벌 때 공짜로 벌기 때문에 씀씀이도 크다"고 답했다.
조폭 수사에 매달린 이유를 묻자 "사명감이 우선이었고, 14년간 암 투병하다 몇 년 전 사별한 아내 걱정을 잊기 위한 것도 이유의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검도 6단의 고수였고, 색소폰과 볼룸댄스 등에도 조예가 깊었다. '조직범죄수사기법'이라는 논문을 썼다. 근정포장(1989), 홍조근정훈장(2002)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2남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1호실, 발인 2026년 1월 2일 오전 6시, 장지 충남 홍성군 감곡면 천태리 선영. ☎ 02-2258-5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