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고기 볶지 마세요...새해 떡국은 이렇게 해야 온 가족이 환영합니다
2026-01-0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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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안 볶아도 깊다, 새해 떡국을 더 맑고 진하게 끓이는 법
새해 1월 1일, 떡국은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음식이다.
하얀 떡국 한 그릇에는 나이를 먹는다는 상징과 함께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다잡는 의미가 담겨 있다. 문제는 맛이다. 고기를 볶아야 국물이 깊어진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떡국은 늘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어져 왔다. 하지만 고기를 볶지 않아도, 기름을 거의 쓰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는 떡국을 끓일 수 있다.
고기를 볶지 않는 떡국의 핵심은 육수다. 불에 달궈 기름을 내는 과정 대신, 재료 자체의 맛을 차분히 끌어내는 쪽에 집중해야 한다. 가장 기본은 물에 다시마와 국물용 멸치를 넣는 것이다. 다시마는 찬물에서부터 넣어 서서히 우러나게 하고, 물이 끓기 직전에 건져내 쓴맛을 막는다. 멸치는 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뒤 넣어야 국물이 맑다.

여기에 무를 더하면 맛이 한층 안정된다. 무는 얇게 나박 썰어 육수에 함께 넣고 끓인다. 볶지 않아도 무에서 나오는 단맛과 시원한 향이 국물의 중심을 잡아준다. 이 과정에서 센 불보다는 중불이 좋다. 끓는 듯 말 듯한 상태를 유지하면 재료의 향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고기는 국거리용 양지나 사태가 적당하다. 팬에 볶지 않고, 핏물만 제거해 바로 육수에 넣는다. 찬물에 20분 정도 담가두거나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고기를 넣은 뒤에는 젓지 말고 그대로 끓인다. 휘젓지 않아야 국물이 탁해지지 않고, 고기 결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국물이 끓어오르면 떠오르는 거품은 바로 걷어낸다. 이 거품 제거가 볶지 않는 떡국의 맛을 좌우한다. 불순물이 제거된 뒤에는 국물이 한결 맑아지고, 고기의 잡내도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이후 불을 낮추고 충분히 시간을 들여 끓이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은 조미료를 대신한다.

양념은 최소한으로 간다. 국간장이나 맑은 간장으로 간을 맞추되, 처음부터 많이 넣지 않는다. 소금은 마지막에 조절하는 편이 낫다. 국물의 맛이 충분히 우러난 뒤 간을 보면 생각보다 적은 양으로도 깊은 맛이 완성된다. 마늘은 다진 것을 아주 소량만 넣어 향을 보태는 정도로 그친다.
떡은 따로 준비한다. 떡국 떡은 찬물에 담가 전분을 씻어낸 뒤 체에 밭쳐 둔다. 이 과정을 거치면 국물이 덜 걸쭉해지고 한결 맑다. 육수가 완성된 뒤 떡을 넣고, 떡이 떠오를 때까지 끓인다. 오래 끓이면 떡이 퍼지니 불 조절에 신경 써야 한다.
마무리는 계란이다. 계란은 풀어서 한 번에 붓지 않고, 불을 약하게 한 뒤 가장자리에 천천히 흘려 넣는다. 젓지 말고 잠시 기다리면 부드러운 계란 지단이 자연스럽게 퍼진다. 마지막에 대파를 넣어 향을 더하면 기름 없이도 충분히 고소한 떡국이 완성된다.

고기를 볶지 않은 떡국은 부담이 적다. 기름기가 없어 속이 편하고, 국물 맛이 깔끔히다. 특히 새해 첫날, 과하지 않은 음식으로 몸을 깨우기에 제격이다. 조리 과정도 단순해 준비하는 사람의 마음까지 여유로워진다.
새해 떡국은 꼭 진하고 무거울 필요가 없다. 재료 본연의 맛을 존중하면, 불필요한 과정 없이도 깊은 한 그릇이 완성된다. 고기를 볶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는 떡국은 새해를 조금 더 가볍고 단정하게 시작하게 해준다. 정성은 불 위가 아니라, 기다림 속에서 완성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