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판을 바꾸는 혁신으로 대전환” 선언

2026-01-0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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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위기 극복, AI와 디지털 금융으로의 대전환 선언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일 신년사를 통해 "은행의 위기"를 거론하며 판을 바꾸는 혁신으로 금융 대전환을 주도할 것을 주문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 하나금융그룹

함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가계대출은 성장의 한계에 도달했고 기업대출과 투자 부문에서는 옥석가리기를 위한 혜안이 필요하다"며 "그룹의 맏형으로서 충실하게 제 역할을 해 온 은행의 위기다. 이대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날의 성과와 막대한 규모가 내일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며 근본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금융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과거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며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함 회장은 모건스탠리 보고서를 인용하며 "2028년까지 빅테크 기업의 AI 투자 규모가 3조 달러에 달할 것. 이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자된 AI가 바꿀 세상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물론 금융산업 내부에서도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함 회장은 "은행 예금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증권사 중심의 자본시장 상품으로 옮겨가는 머니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증권사가 있다고 한다"며 "IRP계좌의 증권사로의 이탈은 이미 일상화됐고 IMA를 비롯한 새로운 상품의 등장도 더 이상 은행에게 우호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비은행 부문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함 회장은 "증시 활황 등 우호적인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지속되고 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체구가 작고 힘이 부족하다면 남들보다 더욱 민첩하고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하는 것이 생존의 이치"라며 "조직 내 만연한 무관심과 무사안일한 태도를 타파하고 지금 이 위기상황을 극복하겠다는 절실하고 절박한 각오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함 회장은 1963년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바이온트 댐 참사를 언급하며 근본적 혁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댐 자체의 결함이 아니라 대규모 산사태 가능성을 간과한 채 수위를 겨우 20m만 낮춘 관리자들의 판단 착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수위를 조절하는 미봉책이 아니라 어떤 변화의 격랑에도 버틸 수 있는 튼튼한 배를 띄우는 것처럼 판 자체를 바꾸는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최근 활발히 논의 중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를 변화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얼마나 큰 물결이 밀려올지, 그 파급력이 어디까지 미칠지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인 발행, 준비금 관리, 안전한 보안체계를 확립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국내외 파트너사들과 제휴를 통해 다양한 사용처를 확보해 코인 유통망을 완성하고, 정부 정책 공조를 통해 '발행-유통-사용-환류'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네트워크 효과로 승자독식이 예상되는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후발주자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이어 "주어진 틀 안에서 움직이는 참여자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새로운 룰을 만들고 시장을 선도하는 설계자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기에 투자 역량 확보는 조직의 존망을 가르는 핵심 과제"라며, "머니무브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자산관리 역량 강화는 단순한 경쟁력 제고를 넘어 생존 기반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금융을 주도하고 보안 체계를 고도화할 기술역량 확충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함 회장은 외부 전문가 영입과 투자 역량 확보 등 과감한 인재 육성 및 제휴 전략도 주문했다.

올해 인천 청라에 하나드림타운 프로젝트의 마지막인 그룹 헤드쿼터 조성사업이 마무리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함 회장은 "청라 이전은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혁신하는 총체적인 변화, 대전환의 출발점"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청라 사옥은 경계와 장벽이 사라진 열린 공간"이라며 "계열사 간, 부서 간 장벽을 허물고 수평적 협업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함 회장은 대규모 이주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영업 공백과 리스크를 철저히 차단하고 비용 효율화를 통해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것을 주문했다.

함 회장은 "첨단 업무환경과 혁신된 조직문화가 결합돼 하나금융그룹이 디지털 금융을 주도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전환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그룹의 새로운 100년을 힘차게 열어가자"고 당부했다. 함 회장은 "붉은 말(적토마)처럼 열정적으로 달리는 한 해가 되자"며 신년 인사를 마무리했다.

home 유민재 기자 toto742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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