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구 소재 육군 사단, 위병소 근무에 '삼단봉' 들라 했다가 벌어진 결과

2026-01-03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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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병소 총기 대신 삼단봉 지침 논란, 육군이 하루 만에 철회한 이유

강원도 양구군에 위치한 육군 모 사단이 위병소 근무 시 총기 대신 삼단봉을 휴대하라는 내부 지침을 내렸다가 논란 끝에 철회했다.

부대 출입을 통제하는 최전선 공간에서 총기를 배제하는 조치가 과연 적절한가를 두고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해당 지침은 시행을 앞두고 있었지만, 언론 보도와 여론 반응이 잇따르자 원점으로 돌아갔다.

3일 육군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모사단은 오는 5일부터 위병소 근무자들이 총기 대신 삼단봉을 휴대하도록 하는 지침을 하달했다. 총기를 아예 휴대하지 않는 대신, 삼단봉을 방탄복에 결속한 상태로 근무하라는 세부 내용도 포함됐다. 지휘통제실에 비치된 총기함은 평시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해, 상황 발생 시에만 총기를 불출하도록 교육하라는 지시도 내려갔다.

이 같은 조치에 따라 위병 근무 시 사용하던 수하 문구 역시 삭제 대상이 됐다. 총기를 휴대하지 않는 상황에서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는 경고 문구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위병소 근무 체계를 전반적으로 바꾸겠다는 취지였지만, 현장 안팎에서는 곧바로 문제 제기가 나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위병소는 부대 출입을 통제하고 출입 인원을 확인·기록하는 핵심 시설이다. 통상 위병조장과 초병이 24시간 교대로 근무하며, 총기와 공포탄을 휴대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이는 무장한 적이 아니더라도 신원을 알 수 없는 인원의 무단 침입을 즉각 제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경계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삼단봉만으로는 미상 인원이 집단으로 침입하거나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계 근무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해당 지침은 부대 안팎에서 논란의 중심이 됐다. SNS를 통해 관련 내용이 확산되자 비판 여론도 빠르게 번졌다.

합참은 이번 조치가 전체 부대를 대상으로 한 일괄 지침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접적 지역이나 해·강안 경계 부대를 제외한 일부 부대에 한해, 작전 환경을 고려해 비살상 수단을 활용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합참 관계자는 “장성급 지휘관 판단 하에 삼단봉이나 테이저건 등 비살상 수단으로 총기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한 지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에도 교육기관이나 후방 기지 등에서는 비살상 수단을 활용한 근무 사례가 있었다”며 “이번에는 지침을 정리하면서 지휘관의 판단 범위를 명확히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우발 상황 발생 시에는 즉각 총기와 탄약을 지급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한 상태에서 적용해야 한다는 전제도 함께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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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현행 규정과의 충돌 여부였다. 국방부 부대훈령 제83조에는 위병소에 탄약을 비치해 유사시에 대비하도록 명시돼 있다. 탄약의 종류와 수량, 초병에게 지급하는 시기 역시 합참의장이 정하도록 규정돼 있다. 훈령이 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위병 근무자에게 총기와 탄약을 휴대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결국 모사단은 해당 지침을 철회했다. 군 관계자는 “교육기관이나 후방 기지에서는 비살상 수단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지휘관 재량을 부여한 것”이라면서도 “해당 부대에서 다소 성급하게 적용하려 한 측면이 있어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란은 경계 작전 완화와 병력 안전, 그리고 실질적인 대응 능력 사이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총기 사용에 대한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와, 군사시설 방호라는 본질적 임무 사이에서 어떤 기준이 우선돼야 하는지에 대한 숙제가 남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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