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에 '끓는 물' 그대로 부으세요…말려도 아이들이 먼저 먹습니다
2026-01-03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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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양배추가 유독 편해지는 순간, 불을 오래 쓰지 않아도 된다
겨울이면 냉장고 한켠에 양배추가 오래 남아 있는 집이 많다. 가격도 비교적 안정적이고, 보관도 쉬워 손이 자주 가는 채소지만 막상 요리하려 하면 망설여진다.
볶자니 불 앞에 오래 서야 하고, 생으로 먹자니 속이 불편할까 걱정된다. 그래서 겨울 양배추는 늘 활용도가 높아 보이면서도, 정작 간단히 한 끼로 만들기는 쉽지 않은 재료로 남는다.
그런데 양배추를 다루는 방식 하나만 바꾸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팬도 필요 없고, 조리 시간도 길지 않다. 무엇보다 손질 과정에서 이미 식감과 맛의 방향이 결정돼 이후 양념이 훨씬 수월해진다. 이 방식의 핵심은 불을 오래 쓰는 조리가 아니라, 조리 전 단계에 있다.

먼저 양배추를 최대한 가늘게 채썬다. 이 과정이 중요하다. 두께가 얇을수록 이후 과정에서 열이 고르게 닿고, 숨이 빠지는 속도도 일정해진다. 양파 역시 얇게 썰어 준비하고, 두부는 물기를 가볍게 제거해 한입 크기로 잘라둔다. 여기까지만 보면 여느 반찬 준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제부터가 조금 다르다. 채 썬 양배추를 큰 볼에 담고, 그 위로 끓는 물을 한 번에 붓는다. 잠깐의 소리가 나고, 양배추는 금세 색이 선명해졌다가 부드러워진다. 오래 담가둘 필요는 없다. 물을 붓고 한두 번 뒤집은 뒤 바로 체에 밭쳐 물기를 빼면 된다. 이 짧은 과정이 겨울 양배추 요리를 훨씬 편하게 만든다.
끓는 물을 붓는 이유는 단순히 익히기 위해서가 아니다. 생양배추 특유의 풋내와 강한 섬유질이 이 과정에서 한 번 정리된다. 겉면만 살짝 열을 받아 조직이 느슨해지면서도, 완전히 익지 않아 식감은 살아 있다. 볶지 않았는데도 숨이 죽어 양이 줄고, 양념이 스며들 준비가 된다.

이 방식이 편한 이유는 조리 단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불 위에서 볶으며 수분을 날릴 필요가 없고, 센 불로 태울 걱정도 없다. 양배추가 이미 부드러워진 상태라 양념은 섞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조리 시간은 물론, 설거지까지 줄어든다.
물기를 뺀 양배추에 양파와 두부를 넣고, 다진 마늘을 소량 더한다. 여기에 간장과 식초를 기본으로, 올리고당으로 단맛을 조절한다. 마지막에 참기름을 한 바퀴 두르고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끝이다. 볶지 않았지만 밋밋하지 않고,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상태라 겨울에도 부담 없이 먹기 좋다.
특히 두부가 들어가면 이 방식의 장점이 더 살아난다. 양배추와 양파에서 남은 따뜻한 기운이 두부의 찬기를 살짝 누그러뜨려, 따로 데치지 않아도 조화가 맞는다. 기름을 많이 쓰지 않았는데도 포만감이 생기고, 속이 편안하다는 느낌이 든다.

겨울철 양배추는 조직이 단단해 생으로 먹기엔 부담스럽고, 오래 볶으면 물이 생기기 쉽다. 끓는 물을 한 번 붓는 과정은 이 두 가지 단점을 동시에 해결한다. 조리의 시작이면서도 마무리 같은 역할을 하니, 이후 과정이 단순해질 수밖에 없다.
양배추를 어떻게 익힐지가 아니라, 언제 손을 대느냐의 문제다. 불 앞에 서는 시간을 줄이고, 재료의 상태를 먼저 정리해두면 겨울 양배추는 생각보다 훨씬 다루기 쉬운 식재료가 된다. 매번 볶거나 삶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바로 이 한 단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