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안 간다…외국인들까지 돈 싸 들고 몰려간다는 '이 지역'

2026-01-0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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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을 벗어났다...달라지는 한국 여행 지도

올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다시 한번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숫자만 보면 팬데믹 이전으로의 회복처럼 보이지만, 현장에서 감지되는 변화는 단순한 ‘복귀’와는 결이 다르다. 외국인 관광객의 이동 경로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과 부산, 제주에 머물던 발길이 점점 다른 방향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여행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증가 폭보다 이동 방식이다. 올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00만명 선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선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2100만명대까지도 가능하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그런데 이 숫자보다 더 흥미로운 건, 이들이 어디로 가느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최근 외국인 대상 여행 상품을 보면 변화는 분명하다.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한 상품 수가 빠르게 늘고 있고, 예약과 조회 역시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특히 충청과 영남, 전북 지역이 두드러진다. 예전처럼 유명 관광지 한두 곳을 찍고 이동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루 안에 지역의 분위기와 이야기를 체험하는 코스가 선택받고 있다.

여행 플랫폼 클룩에 따르면 충남은 상품 수가 300% 급증하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전북(114%)·경주(76%)·대구(64%)·충북(50%) 등도 고르게 확대됐다.

관심도 역시 지방으로 이동하고 있다. 여행 상품 조회수 기준으로 충북은 245%, 경주는 149%나 급증했다.

단양의 자연을 묶은 투어, 경주의 도심과 테마파크를 함께 즐기는 일정, 대구의 전망대와 놀이시설, 충남의 체험형 자연 코스 등이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 한 장 남기고 떠나는 여행에서, 직접 보고 걷고 체험하는 여행으로 중심축이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전문가들은 이를 한국 관광의 구조적 전환으로 본다. 대도시 중심 소비에서 지역 기반 체험으로 흐름이 이동하면서 관광의 지속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때 문제로 지적됐던 특정 지역 과밀 현상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된다.

이 같은 이동에는 교통 인프라도 큰 역할을 했다. KTX와 고속버스망이 촘촘해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이동 반경이 크게 넓어졌다. 서울을 기준으로 당일치기나 1박 일정으로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지역이 늘어나면서, 여행 선택지가 자연스럽게 확장된 것이다.

다만 이 흐름이 오래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면, 관심은 빠르게 식을 수 있다. 다국어 안내, 결제 시스템, 교통 정보 같은 기본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으면 만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관광객 수보다 중요한 것은 ‘경험의 질’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자체와 관광업계는 지금을 중요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 자연과 역사, 로컬 문화를 결합한 지역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이야기가 있는 여행지를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외국인 관광은 분명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집중에서 분산으로, 소비에서 체험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 이 변화가 일시적 반등으로 끝날지, 한국 관광의 체질을 바꾸는 계기가 될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려 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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