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도, 고기도 아니다…일본에서 새해에 꼭 먹는다는 '의외의 음식'
2026-01-0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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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새해 맞이 음식으로 먹는 대표적인 식재료
한국에서는 새해가 되면 뜨끈한 떡국 한 그릇으로 한 해의 시작을 알린다. 흰 떡국을 먹으며 나이를 먹고, 무탈한 한 해를 기원하는 풍습은 익숙하다. 그런데 일본의 새해 식탁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일본에서 새해 음식은 ‘오세치 요리’로 불린다. 여러 음식을 층층이 담아 한 해의 복과 건강을 기원하는 상차림이다. 이 오세치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재료 중 하나가 바로 새해 필수 음식이다.

그건 바로 대게다. 일본에서도 귀한 식재료로 꼽히는 것이다. 가격이 비싸고 손질이 까다로운 만큼, 특별한 날에만 먹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새해 첫날, 가장 좋은 것을 먹으며 한 해의 출발을 기분 좋게 하겠다는 의미가 자연스럽게 담긴다.
상징적인 이유도 있다. 대게는 다리가 사방으로 길게 뻗어 있다. 일본에서는 이 모습이 ‘앞으로 넓게 뻗어나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가정과 일이 막힘없이 확장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대게 한 마리에 담기는 셈이다. 껍질 속에 단단하게 찬 살은 재물과 풍요를 상징하는 요소로 여겨진다.
먹는 방식 역시 의미를 살린다. 일본에서는 대게를 통째로 찌거나 삶아 가족이 함께 나눠 먹는다. 한 사람이 독차지하기보다, 여럿이 둘러앉아 살을 발라 나누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 새해에는 혼자보다 함께, 경쟁보다 공유를 중시한다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대게는 조리법도 단순하다. 소금물에 살짝 삶거나 찐 뒤, 별다른 양념 없이 본연의 맛을 즐긴다. 복잡한 조리 대신 재료 자체의 가치를 존중하는 방식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게살을 살짝 풀어 밥 위에 올리거나, 미소된장국에 넣어 새해 첫 국물로 먹기도 한다.
1월의 대게가 특별한 이유는 제철과도 맞닿아 있다. 겨울에 살이 가장 꽉 차고 맛이 깊어진다. 이 시기의 대게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은 적다. 소화 부담이 크지 않아 명절 음식으로도 적합하다. 여기에 타우린 성분이 풍부해 피로 회복과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 연말연시 잦은 술자리로 지친 몸을 회복하는 데도 유리한 식재료다.
미네랄도 풍부하다. 아연과 셀레늄은 면역 기능을 돕고, 겨울철 떨어지기 쉬운 체력을 보완하는 데 기여한다. 게살에 들어 있는 키토산은 장 건강과 콜레스테롤 관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새해 첫 달에 대게를 먹는 것이 단순한 풍습을 넘어, 몸을 다독이는 선택이 되는 이유다.

한국의 떡국이 흰색으로 새 출발을 상징한다면, 일본의 대게는 풍요와 확장을 상징한다. 서로 다른 문화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새해의 첫 음식에 건강과 안녕, 그리고 더 나은 한 해를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는 점이다.
한 나라의 새해 음식은 그 사회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의 집약체다. 일본에서 대게가 새해를 대표하는 음식이 된 이유는 단순한 미식이 아니라, 삶의 방향과 태도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 식탁 위의 음식 하나에도 문화와 메시지가 담긴다. 그래서 새해의 대게는 단순한 해산물이 아니라, 한 해를 여는 상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