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우미 월급 0원 시대… 양팔 로봇 '클로이드'가 주방 점령했다

2026-01-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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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팔 홈로봇 클로이드, 가사 노동 완전 자동화 시대 열다

LG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 현장에서 가사 노동을 직접 수행하는 양팔형 홈로봇 LG 클로이드(LG CLOiD)를 공개하며 ‘가사 해방’이라는 비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LG 클로이드는 단순한 주행형 모니터링 로봇을 넘어 실제 사람처럼 가사 업무를 수행하는 능동형 홈로봇이다. 사용자의 스케줄과 주변 환경을 스스로 분석해 작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집안의 다양한 가전을 제어하며 복합적인 임무를 수행한다. LG전자가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제로 레이버 홈(Zero Labor Home) 비전, 즉 가사 노동 없는 삶을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해법이 이번 로봇에 담겼다.

LG 클로이드가 거주자 위한 식사로 크루아상을 준비하는 모습 / LG전자 뉴스룸
LG 클로이드가 거주자 위한 식사로 크루아상을 준비하는 모습 / LG전자 뉴스룸

전시 현장에서는 클로이드가 구현하는 구체적인 일상이 시연됐다. 로봇은 사용자가 잠든 사이 미리 설정된 식단에 맞춰 냉장고에서 식재료를 꺼내고 오븐을 조작해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출근 준비로 분주한 사용자에게 차 키나 발표용 리모컨 같은 필수 소지품을 찾아 건네기도 한다. 사용자가 집을 비우면 그 역할은 더 확대된다. 세탁 바구니에서 옷감을 꺼내 세탁기에 넣고, 건조가 끝난 수건을 개켜 정리하는 등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작업도 무리 없이 소화한다. 바닥 청소 로봇이 움직일 때는 의자나 화분 같은 장애물을 미리 치워 청소 효율을 높이는 협업 능력도 갖췄다.

이러한 고난도 작업이 가능한 배경에는 인체공학적 하드웨어 설계가 있다. 클로이드는 머리와 두 팔, 그리고 휠(바퀴) 기반의 하체로 구성된다. 특히 작업 환경에 따라 허리 높이를 105cm에서 143cm까지 조절할 수 있어, 바닥에 떨어진 물건부터 높은 선반 위 물건까지 다양한 높이의 사물을 다룬다. 몸체에 부착된 두 팔은 사람의 어깨, 팔꿈치, 손목 관절을 모사해 총 7가지 방향으로 자유롭게 움직인다. 다섯 개의 손가락 역시 개별 관절로 구동되어 얇은 수건을 집거나 깨지기 쉬운 식기를 다루는 정교한 동작을 수행한다.

이동 방식으로는 이족 보행 대신 바퀴 주행 방식을 택했다. 청소 로봇과 서빙 로봇 등을 통해 검증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무게 중심을 낮게 설계해 어린아이나 반려동물이 매달리는 돌발 상황에서도 쉽게 넘어지지 않으며, 상체가 격렬하게 움직여도 하체가 단단히 지지해 정밀한 작업이 가능하다. 보행 로봇 대비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어 상용화 시점에서의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LG 클로이드가 크루아상을 오븐에 넣으며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 / LG전자 뉴스룸
LG 클로이드가 크루아상을 오븐에 넣으며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 / LG전자 뉴스룸

로봇의 두뇌에는 이동형 AI 홈 허브 ‘LG Q9’의 기능이 이식됐다. 고성능 칩셋과 생성형 AI를 탑재해 사용자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고 표정으로 감정을 교류한다. 핵심은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시각언어모델(VLM)과 시각언어행동(VLA) 기술의 결합이다. VLM이 카메라로 들어오는 시각 정보를 언어적으로 해석해 상황을 인지한다면, VLA는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긴다. 이 두 기술이 유기적으로 작동함으로써 로봇은 "배가 고프다"는 사용자의 말을 듣고 냉장고 속 재료를 파악해 요리를 시작하거나, '비가 온다'는 정보를 확인하고 열려 있는 창문을 닫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스마트홈 플랫폼 씽큐(ThinQ)와의 연동성도 강화했다. AI 홈 허브인 ‘씽큐 온’이 수집한 날씨, 공기질, 가전 상태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받아 로봇의 행동에 반영한다. 퇴근 시간에 맞춰 세탁과 건조를 끝내고 운동복을 미리 꺼내 놓는 등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 패턴을 학습해 선제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로봇 완제품뿐만 아니라 로봇의 핵심 구동 부품인 액추에이터 브랜드 LG 액추에이터 악시움(LG Actuator AXIUM)도 함께 론칭했다. 액추에이터는 모터와 제어기, 감속기 등을 통합한 모듈로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세탁기와 청소기 모터 분야에서 쌓아온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로봇 부품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자체 생산한 고성능 액추에이터를 통해 로봇 제조 원가를 절감하고, 맞춤형 모듈 공급을 통해 급성장하는 로봇 부품 시장까지 선점하겠다는 의지다.

LG 클로이드가 세탁 완료된 수건을 개켜 정리하는 모습 / LG전자 뉴스룸
LG 클로이드가 세탁 완료된 수건을 개켜 정리하는 모습 / LG전자 뉴스룸

LG전자 HS 사업본부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HS로보틱스연구소를 신설하며 로봇 사업 역량을 결집했다. 단순히 로봇을 만드는 것을 넘어, 가전제품 자체가 로봇처럼 움직이는 로보타이즈드 가전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백승태 LG전자 HS 사업본부장(부사장)은 현장에서 인간과 깊이 교감하며 최적의 가사 노동을 제공하는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가전의 영역을 넘어 공간 전체를 능동적으로 관리하는 AI 홈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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