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홈플러스' 있는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하는 소식이 전해졌다

2026-01-0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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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 제출하기는 했는데 어떻게 될지...

홈플러스 간판 / 연합뉴스
홈플러스 간판 / 연합뉴스

주말 장보기는 많은 이들에게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카트를 밀며 이번 주 식재료를 고르고, 특가 상품을 발견하면 덤으로 집어 들고, 푸드코트에서 간단히 요기하는 것까지. 그런데 이런 익숙한 풍경의 일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동네 장보기의 터전 중 하나인 홈플러스 매장이 3분의 1가량 문 닫을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9일 서울회생법원에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고 5일 밝혔다.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이유는 지난해 6월부터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지만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회생계획안에는 부실 점포 폐점,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 3000억원의 DIP대출(기업회생절차를 밟는 기업이 사업을 유지하고 회생하기 위해 필요한 운전자금이나 긴급 자금을 금융기관에서 새로 빌리는 대출), 인력 효율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비교적 수익성이 좋은 익스프레스를 분리 매각하는 게 핵심이다. 몸집을 줄여 인수자 부담을 덜어내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익스프레스 기업가치는 8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할인점보다는 슈퍼마켓에 가까운 형태지만, 홈플러스 마일리지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고 가격대도 비슷해 경쟁력이 있다는 말을 듣는다.

계획안에 따르면 점포 구조조정도 추가로 진행된다. 향후 6년간 수익성이 적은 부실 점포 41곳을 폐점한다는 내용이다. 홈플러스 최근 그동안 폐점을 보류해온 15개 점포 중 적자 규모가 큰 서울 가양·장림, 경기 일산·원천, 울산 북구 지점의 운영을 중단했다. 41곳은 전체 점포 117곳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홈플러스 간판 / 뉴스1
홈플러스 간판 / 뉴스1

홈플러스 관계자는 인력효율화에 대해선 정년퇴사, 자발적 퇴사에 더해 일부 인력 재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DIP대출에 대해선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면서 재검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전체적으로 회생계획안엔 통매각이 불가능해지자 분리 매각과 점포 수 조정으로 인수 부담을 낮추려는 전략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홈플러스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검토한 후 채권단과의 협의 절차를 거쳐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최소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홈플러스가 생존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조심스럽지만 청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법정관리 후 인수하겠다는 곳을 찾지 못해 다섯 차례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연장했다. 현재 홈플러스 재무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직원 월급을 분할 지급할 정도로 유동성 악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1997년 9월 4일 대구점을 시작으로 국내 할인점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초 삼성물산 유통부문 산하 브랜드로 출발했다가 1999년 영국 유통기업 테스코와 합작법인 삼성테스코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2011년 삼성물산이 지분을 전량 테스코에 매각했고, 2015년에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인수하며 현재의 소유구조를 갖췄다.

전성기 시절 홈플러스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라면을 개당 230원에 팔고 페트병 음료를 300원대에 판매하는 파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화제를 모았다. 판매가가 경쟁 업체보다 비싸면 그 차액을 보상하는 최저가격보상제를 운영하기도 했다.

대형마트 3사 중 가장 먼저 셀프 계산대를 도입한 것도 홈플러스였다. 온라인몰 운영 역시 2002년 국내 하이퍼마켓 3사 중 최초로 시작해 이커머스 전용 물류센터 없이도 높은 매출을 유지해왔다.

즉석식품 코너도 홈플러스의 강점이었다. 낱개당 690원에 판매하는 초밥은 가장 잘 팔리는 메뉴 중 하나다. 행사 기간에는 390원까지 할인되기도 했다. 자체 브랜드 더 피자는 18인치 기준 1만2900원이라는 가격으로 자취생들과 외국인들이 즐겨 찾았다. 2022년 선보인 당당치킨 브랜드도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홈플러스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경영 사정이 악화해 1호점이자 홈플러스 스페셜 1호점이었던 대구점이 2021년 12월 24일 폐점했다. 장기간 전국 매출 1위를 기록했던 부천상동점도 지난해 문을 닫았다. 창고형 할인점 브랜드인 홈플러스 스페셜은 2023년 7월 모두 일반 매장으로 전환됐다. 편의점 브랜드 홈플러스365(현 365플러스)도 MBK파트너스 인수 이후 점포 수가 줄어들다가 2022년 1월 1일 해산됐다. 지난해 9월 10일부터는 전 점포 영업 종료시간이 오후 10시로 단축됐다. 비용 절감 조치였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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