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가 '아들이 토익 없이 편입할 대학교 찾으라'고 지시했다"
2026-01-05 16:32
add remove print link
전직 보좌진 진술서에 구체적인 정황 담겨
'차남 대학 편입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보좌진들에게 "토익 성적이 없어도 입학이 가능한 곳을 찾으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진술을 경찰이 확보했다고 한국일보가 5일 인터넷판으로 단독 보도했다. 해당 지시에 따라 보좌진들이 한국에 캠퍼스를 둔 해외 대학과 숭실대 계약학과 등을 검토했고, 실제로 김 전 원내대표 차남은 숭실대에 편입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국일보가 입수한 전직 보좌진 진술서에 따르면, 김 전 원내대표는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이던 차남 A씨가 국내 대학으로 편입하는 과정 전반에 보좌진을 동원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편입학 기초 자료인 토익 점수가 없거나 매우 낮아서 토익 점수를 제출하지 않아도 입학할 수 있는 편입처를 찾으라고 (김 전 원내대표가) 지시했다"는 내용이 진술서에 담겼다. 해당 진술서는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 동작경찰서에 제출됐고, 현재는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가 사건을 맡고 있다.
진술서에 따르면 보좌진은 이 같은 지시에 정상적인 편입 절차를 따르라고 권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의원실 한 직원이 "토익 시험을 보고 편입 학원을 다니게 하라"고 여러 차례 조언했지만 김 전 원내대표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진술에 따르면 결국 보좌진은 토익 성적 제출이 필요 없는 편입이 가능한 대학을 찾기 위해 전국 다수 대학의 입시 요강을 검토했고, 편입 사유 마련에도 관여했다.
이후 김 전 원내대표의 배우자와 A씨, 보좌진, 동작구의원 4명은 2021년 11월 11일 인천 송도 글로벌캠퍼스에 입주한 뉴욕주립대, 조지메이슨대 등 해외 대학 3곳을 찾아 편입 면접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미국 소재 대학에서 3학기를 수료했으며, 미국 대학 간 편입에는 별도의 어학 성적이 필요하지 않았다고 진술서에 적혔다. 해당 면접 일정은 김 전 원내대표가 한 대학 교수에게 요청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대학 국내 캠퍼스로의 편입은 성사되지 않았다. 한 대학 교수는 면접 자리에서 "다들 미국 대학을 가려고 안달인데 왜 국내로 오려고 하냐"고 질문했고, 이에 A씨는 "아버지 정치를 돕고 싶다"고 답했다. 교수는 이에 대해 "해외에 있는 게 아버지를 돕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교수는 이어 "아들이 다 컸는데 엄마와 구의원이 왜 함께 오냐, 부적절한 것 아니냐"며 A씨 편입을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술서엔 김 전 원내대표 배우자와 구의원가 면접을 마친 뒤 "이럴 거면 왜 오게 했냐"며 불만을 표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김 전 원내대표는 숭실대 혁신경영학과 계약학과로 방향을 틀었다. 2021년 말 김 전 원내대표는 보좌진과 함께 숭실대를 방문했고, 총장과 보직 교수 등 숭실대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둘째가 여기 다니길 희망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보좌진 진술서에는 당시 자리에 함께 있던 의원실 직원이 "(김 전 원내대표가 총장에게)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편입 얘기를 꺼냈다"고 말한 내용도 포함됐다. A씨는 중소기업 근무 등 요건을 충족해 숭실대 계약학과에 편입했다.
김 전 원내대표 측은 한국일보에 차남의 편입 과정에 부정이나 불법은 없었다고 밝혔다. 2021년 송도에서 김 전 원내대표 차남을 만난 것으로 지목된 교수도 약 4년 전 김 전 원내대표와 식사하며 차남이 국내 대학 편입을 원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편입 요강을 설명해준 기억은 있으나, A씨 일행을 직접 만났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국일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