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 안 받습니다'…항공업계 최초로 파격 채용 조건 내건 '회사' 정체
2026-01-0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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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케이, 항공업계 최초 '자소서 없는 채용' 도입
취업 준비를 해본 사람이라면 자기소개서 앞에서 한 번쯤은 막막함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AI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일각에서는 글만으로 지원자를 가려내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충북 청주를 기반으로 한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항공은 국내 항공업계에서 처음으로 ‘자기소개서 없는 채용’을 도입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제도는 지원자의 문장 표현력이나 형식적인 이력보다 실제 경험과 현장 대응 역량을 더욱 직접적으로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에어로케이는 기존의 텍스트 중심 자기소개서 대신, 지원자가 직접 참여한 활동이 담긴 사진 3장 내외의 ‘경험 포트폴리오’를 제출받아 상황 판단 능력과 직무 관련 경험을 살펴볼 계획이다. 제출된 포트폴리오는 면접 과정에서 지원자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질문 자료로 활용된다.
채용 가이드라인도 함께 조정됐다. 승무원을 연상시키는 정형화된 복장이나 보디 프로필 등 신체를 과도하게 부각한 사진, 직무와 관련성이 낮은 단순 이미지 제출은 지양하도록 안내했다. 대신 아르바이트 현장에서의 모습이나 직무 준비 과정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진을 통해 실무 적합성을 보겠다는 취지다.

에어로케이항공 관계자는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완벽한 이미지보다, 아르바이트 현장의 앞치마나 밤샘 흔적이 남은 책상이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을 수 있다”며 “기내 안전과 서비스를 책임질 동료로서의 준비된 역량을 확인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시도가 항공업계 채용 전반에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고, 진정성이 존중받는 채용 문화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에어로케이는 그동안 ‘안경 착용 허용’, ‘젠더리스 유니폼’ 등을 도입하며 항공업계의 고정된 채용·복장 기준에 변화를 시도해 왔다.
국내 채용 시장에서는 공공기관과 일부 대기업·민간기업을 중심으로 블라인드 채용과 직무 중심 평가가 확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서류 전형을 간소화하고 직무 관련 평가 비중을 높이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대기업과 공공기관, IT 업계에서는 자기소개서 문항을 축소하거나 간소화하는 대신 포트폴리오·코딩 테스트·직무 과제 등 실제 수행 능력을 확인하는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형식적인 서류보다 업무 수행 방식과 직무 이해도를 중시하는 변화로 평가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에어로케이가 국내 항공업계 최초로 자기소개서를 없애고 경험 포트폴리오 기반 평가를 도입한 점은 상징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AI 기술 확산으로 자기소개서만으로 지원자의 차별성을 판단하기 어려워진 점도 이번 변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기업들이 글쓰기 능력보다 실제 경험과 직무 관련 역량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화되면서, 채용 기준 역시 이에 맞춰 조정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