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평 세례 받더니 대이변…3주 연속 넷플릭스 ‘전 세계 1위’ 휩쓴 한국 영화

2026-01-0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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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혹평 속 글로벌 1위 돌풍 일으킨 한국 영화

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가 국내에서 쏟아진 혹평과 달리 전 세계 차트를 석권하며 이례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 정체는 바로 지난해 12월 1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김병우 감독의 영화 '대홍수'이다.

영화 '대홍수' 예고편 캡처 /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 예고편 캡처 / 넷플릭스

7일 넷플릭스 집계 결과, 영화 '대홍수'는 비영어권 영화 글로벌 차트에서 3주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간 집계에서만 1110만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했다.

공개 이후 7210만 누적 시청 수를 기록해 넷플릭스 역사상 비영어권 영화 중 7번째로 많은 시청 수를 기록한 작품으로 등재됐다. 한국 영화로는 최초다. 80개국에서 주간 인기 순위 10위권에 진입했으며, 대한민국을 비롯해 홍콩·브라질·태국 등 다양한 지역에서 상위권을 기록했다.

글로벌 흥행 지표 분석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으로는 70개국 이상에서 1위를 차지했고, 공개 직후 50개국 이상에서 동시 1위에 오르는 등 전례 없는 흥행 기록을 썼다.

영화 '대홍수'에 출연한 배우 박해수 /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에 출연한 배우 박해수 / 넷플릭스

'대홍수'는 지구를 삼킨 대홍수 재난 상황에서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안에 고립된 인물들이 인류 생존을 위한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을 담은 SF 재난 블록버스터다. '더 테러 라이브' '전지적 독자 시점' 등을 만든 김병우 감독이 연출했으며, 김다미가 인공지능 연구원 안나 역을, 박해수가 구출 임무를 맡은 인력보안팀원 희조 역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글로벌 성적과 별개로 공개 직후 국내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주요 포털사이트 관람객 평점은 10점 만점에 3점대 초반에 머물렀으며, "30분 보다 말았다", "그냥 예고편만 보시길", "돌려줘요 내 90분"이라는 반응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확산됐다.

비판의 핵심은 장르 정체성 혼란이다. 홍보 소재와 예고편이 '해운대' '터널' 같은 한국형 재난 생존물을 연상시켜 관객들이 감정선과 탈출 서사 중심의 전개를 기대했지만, 실제 내용은 인공지능 설정과 아포칼립스 시뮬레이션에 가까워 "재난영화인 줄 알았는데 SF 짜집기"라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또한 재난 상황과 인공지능 설정 간 연결 고리가 약하고, 등장인물들의 감정선과 관계 설정이 설득력을 얻지 못해 "비주얼은 좋은데 서사가 비어 있다"는 지적이 반복됐다. 유튜브 영화 리뷰 채널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짜증 나는 캐릭터" "기본을 무시한 각본" 같은 혹평이 줄을 이었다.

영화 '대홍수' 스틸컷 /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 스틸컷 / 넷플릭스

일각에서는 최근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영화들이 참신한 기획에 비해 스토리 구조와 개연성이 약하다는 불만이 누적되면서, 신작에 대한 선입견이 작용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그럼에도 수중 촬영 기술과 시각효과(VFX)에 대해선 "한국 영화 기술력의 정점" "압도적인 비주얼"이라는 평가가 국내외에서 공통적으로 나왔다.

영화 평론가 출신인 허지웅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홍수'가 그렇게까지 매도 돼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많은 사람들이 자기 도파민을 시기 적절한 시점에 치솟게 만들지 못하는 콘텐츠를 저주한다. 저주를 선택했다면 그에 걸맞은 최소한의 논리를 갖춰야 한다"고 과도한 비난에 일침을 놓기도 했다.

해외 반응은 상대적으로 우호적이다. 미국 버라이어티는 "물리적 영역에서 형이상학적 영역까지 넘나드는 서사를 독보적으로 그려냈다"고 평가했고, 영국 데일리메일은 "시청자들을 '폭풍 오열'하게 만든 역대급 재난 영화"라고 소개했다. 해외 관객 후기에서는 "신선한 설정의 아포칼립스 스릴러" "김다미·박해수의 연기가 뛰어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영화 '대홍수' 주연 배우 김다미 /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 주연 배우 김다미 / 넷플릭스

전문가들은 평가 차이가 문화적 기대치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한다. 국내 관객은 한국 재난물 문법과 감정선에 익숙해 상업 영화 기본기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평가하는 반면, 해외 시청자에겐 한국식 재난·SF 혼합 장르 자체가 비교적 새로운 시도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국내외 평가가 이처럼 극명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넷플릭스의 손쉬운 접근성과 주연 배우들의 인지도에 힘입어 '대홍수'는 여전히 글로벌 차트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3주 연속 1위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 작품이 앞으로 어디까지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유튜브, KBS Entertain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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