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인 줄 알았다…한국인도 헷갈리는 ‘망고하다’ 뜻, 알고 보니 대반전
2026-01-0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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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이름인 줄 알았는데…숨은 우리말의 정체
망고하다부터 무하다까지, 모르면 손해 보는 우리말
‘망고하다’라는 한국인도 잘 모르는 숨은 우리말의 뜻이 눈길을 끈다.

‘망고하다’는 일상 사용 빈도는 높지 않은 생소한 단어다. 얼핏 들으면 과일 망고를 얘기하는 것 같지만 뜻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의미에 놀랄 수 있다.
이는 ‘연의 얼레에 감긴 줄을 다 풀어서 더 풀 것이 없는 막판이 됐다’는 뜻의 낱말이다. 여기서 ‘어떤 것을 다 떨어버렸다’는 의미와 ‘어떤 일의 마지막이 됐다’, ‘어떤 것이 마지막이 되어 끝판에 이르는 것’으로 의미가 확장됐다. 단어의 어감과 실제 의미가 어긋나 있는 만큼, 처음 접한 이들에겐 ‘대반전’으로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이다.
‘망고하다’가 주목받으면서, 과일 이름을 가져다 붙인 듯한 단어들도 덩달아 관심을 끈다. ‘오이하다’, ‘자몽하다’, ‘배하다’, ‘매실하다’, ‘고추하다’, ‘과일하다’, ‘수박하다’, ‘무하다’ 등 과일·채소 이름으로 오인하기 쉬운 숨은 우리말들이 대표적이다.

먼저 ‘오이하다’는 ‘충고하는 말이 귀에 거슬리다’는 뜻이다. ‘자몽하다’는 졸릴 때처럼 정신상태가 흐릿한(몽롱) 상태를 의미하는 말이며, ‘배하다’는 조정에서 벼슬을 주어 임명하다는 뜻을 가졌다.
‘매실하다’는 형용사 ‘옹골차다’의 잘못된 말로 알려져 있지만, ‘매실매실하다’는 사람이 되바라지고 약삭빨라서 얄밉다는 뜻이 있다. ‘고추하다’는 ‘사실에 맞는가 맞지 않는가를 비교하여 생각하다’는 의미다.
또 ‘포도하다’는 ‘도둑을 잡다 혹은 죄를 짓고 달아나다’의 뜻이며, ‘과일하다’는 ‘주어진 일 따위를 처리하는 데 정해진 날을 지나다’는 의미로 쓰인다. ‘수박하다’는 ‘붙잡아 묶다’라는 뜻이 있고, ‘무하다’는 ‘이익을 보고 팔려고 물건을 이것저것 몰아서 사다’라는 의미를 가졌다. ‘감하다’는 ‘물체의 길이나 넓이, 부피 등이 본디보다 작아지다’라는 뜻이다.

이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우리말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언어가 단순한 소통 수단을 넘어 사고의 틀과 문화의 깊이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망고하다’처럼 일상의 오해 속에 가려진 단어들은 우리말이 지닌 역사적 맥락과 생활 감각을 그대로 품고 있으며, 이를 이해하는 순간 표현의 폭과 사고의 정밀도가 함께 넓어진다.
익숙한 외래어와 간단한 표현만 반복하는 언어 습관은 생각을 단순화시키기 쉽다. 반면 숨은 우리말을 알아가는 과정은 상황과 감정을 더 정확히 짚어내는 힘을 길러준다. 특히 기사·글쓰기·말하기에서 이런 단어들은 문장의 밀도를 높이고, 독자에게 “알고 보니”라는 지적 쾌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숨은 우리말을 알기 위해서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낯선 단어를 접했을 때 흘려보내지 않고 국어사전이나 공신력 있는 자료로 뜻과 쓰임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한 단어를 뜻으로만 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문장 속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맥락을 함께 익히는 과정이 중요하다. 일상 대화나 글쓰기에서 한 번이라도 직접 사용해 보면 단어는 기억에 남고 언어 자산으로 자리 잡는다. 이런 작은 축적이 쌓일수록 한국어를 ‘쓰는 사람’에서 ‘다루는 사람’으로 옮겨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