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라고 난리더니…정부가 '미국산' 224만개 시범 수입하는 '한국인 필수 식재료'
2026-01-0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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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국·국내 위생검사 안정성 체크 이후 세척·소독 거쳐 시중에 유통
계란값이 다시 들썩이는 가운데 정부가 미국산 계란을 시범 수입한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에 따른 수급 불안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중 미국산 신선란 224만개를 국영무역 방식으로 시범 수입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수입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가능성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 성격이 강하다.
수입 실무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맡는다. 물량은 이달 말부터 대형마트와 식재료 납품업체를 중심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실제 수급 상황을 점검한 뒤 필요할 경우 추가 수입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정부의 계란 수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농식품부는 지난 2021년에도 계란 가격 급등과 공급 불안을 이유로 미국산 계란 약 3천만개를 수입한 바 있다. 당시에도 단기 수급 안정 목적의 한시적 조치였다.

이번에 들여오는 미국산 계란은 수출국 단계에서 위생검사를 거친 뒤 국내에서도 별도의 위생검사를 다시 받는다. 검사에서 문제가 없을 경우 통관되며, 이후 물 세척과 소독 과정을 거쳐 시중에 유통된다. 정부는 안전성 측면에서 국내산과 동일한 관리 절차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차이도 있다. 미국산 계란은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갈색란이 아닌 백색란이다. 또한 표시 방식이 다르다. 국내산 계란은 난각에 산란일자, 농장 고유번호, 사육환경을 포함한 10자리 번호를 표기한다. 반면 수입산 계란은 농장 고유번호 없이 산란일자와 사육환경만 담은 5자리 번호가 적힌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원산지를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해당 수입 결정의 배경에는 겨울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이 있다. 올겨울 AI 발생으로 살처분된 산란계는 432만 마리에 이른다. 특히 이번 시즌 고병원성 AI는 감염력이 예년보다 최대 10배 수준으로 평가돼, 산란계 농가에서 추가 발생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현재 계란 수급 자체는 비교적 양호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약 8천200만 마리로 전년 대비 1% 늘었고, 계란 생산량은 하루 약 4천900만개로 1% 감소하는 데 그쳤다. 다만 AI 추가 발생 시 단기간에 공급 공백이 생길 수 있어 사전 대응 차원에서 수입을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소비자 가격은 이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계란 특란 한 판, 30개 기준 평균 소비자가격은 지난달 중순부터 다시 7000원을 넘어섰다. 지난 2일 기준 가격은 7089원으로, 1년 전보다 4.6% 상승했다.

정부는 이번 미국산 계란 수입이 시장 가격을 직접적으로 끌어내리기보다는, AI 확산 등 비상 상황 발생 시 즉시 투입할 수 있는 공급 체계를 점검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한다. 단기 물량 자체는 전체 소비량에 비해 크지 않지만, 심리적 불안과 급격한 가격 변동을 막는 안전판 역할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설명이다.
계란은 가정과 외식업계 모두에서 사용량이 많은 대표적 필수 식재료다. 정부의 이번 시범 수입이 향후 계란 수급과 가격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추가 수입 여부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