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갚은 사람만 바보?”…이재명 정부, 5%만 갚아도 빚 아예 '없애주는' 제도 확대

2026-01-07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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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된 채무의 절반 이상을 3년에 걸쳐 성실히 상환하면 남은 채무를 전액 면제해주는 방식

기초생활수급자와 중증장애인 등 취약계층 채무자를 대상으로 한 ‘청산형 채무조정’ 제도가 대폭 확대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안에 청산형 채무조정 지원 기준을 현행 채무 원금 1500만원 이하에서 5000만원 이하로 상향할 방침이다. 지원 대상 원금 기준이 약 3.3배 확대되는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건전한 신용질서와 공정한 금융거래 관행을 확립하고 예금자 및 투자자 등 금융수요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국무총리 소속의 중앙행정기관이다.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상하이시에서 열린 순방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상하이시에서 열린 순방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산형 채무조정은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통해 원금을 최대 90% 감면받은 기초생활수급자, 70세 이상 고령자, 중증장애인, 가족의 빚을 상속받은 미성년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다. 조정된 채무의 절반 이상을 3년에 걸쳐 성실히 상환하면 남은 채무를 전액 면제해주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원금의 약 5%만 상환하면 채무가 소멸된다.

지금까지는 채무 원금이 1500만원 이하인 경우에만 적용돼 75만원을 갚으면 나머지 1425만원이 탕감됐다. 금융당국과 신용회복위원회는 이를 5000만원으로 확대하기 위해 신용회복 지원협약 개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협약에 참여한 약 7000개 금융회사로부터 개정안 동의를 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순까지 과반수 동의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권 역시 정부가 추진하는 포용 금융 기조에 공감하고 있어 개정안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도가 확대되면 원금 5000만원인 취약 차주는 250만원을 3년간 상환하면 나머지 4750만원이 면제된다.

금융위는 제도 개선으로 연간 정책 수혜 대상이 기존 약 5000명에서 2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지원 기준이 3000만원 수준으로 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최종 기준은 새도약기금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5000만원으로 결정됐다. 새도약기금은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 취약계층 채무를 정리해주는 제도로, 지난해 10월 도입됐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취약계층이면서 채무 원금이 5000만원이라는 것은 과거에는 상환 여력이 있었지만 현재는 질병이나 생계 문제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경우가 많다”며 “3년간이라도 성실히 상환한 채무자에 대해 재기의 기회를 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국무회의에서 7년 이상 연체된 5천만 원 이하 개인 채무를 소각해주는 '배드뱅크' 설립을 약속한 바 있다. 당시 추정치로 수혜 대상은 113만 명에 달했다.

이 대통령은 "차라리 못 갚는 게 확실한 거는 탕감해버리자, 싹 정리해버리자, 이게 모두에게 좋아요 사실. 이거 문제 있다는 주장도 있어요. 7년 지나면 탕감해 줄지 모르니까 신용불량으로 7년 살아보시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같은 해 9월 국무회의에서는 '고신용자는 저금리로 장기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저신용자는 고금리로 단기 대출을 받아 상환 부담이 크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대통령은 “저신용자가 소액을 단기로 빌리면 상환이 어렵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경제성장률이 1%인 상황에서 성장률의 10배가 넘는 15% 이상의 금리를 부담하며 서민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서민은 15% 이자를 내고 500만원, 1000만원을 빌리면 빚을 못 갚을 가능성이 매우 크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데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이건 고리대금 사업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건 공공에서 책임을 져 줘야 한다”며 “금융기관들이 예대 마진(예금‧대출 금리의 차이)으로 연 30조~40조원 수익을 내면서 십몇 퍼센트 이자를 받아 얼마나 큰 도움이 되나”라고도 했다. 또 “돈이 필요 없는 고신용자들에게 아주 싸게 돈을 빌려주니 그것으로 부동산 투기한다”며 “못 사는 사람에게 ‘넌 능력 없으니 이자도 많이 내라’고 할 게 아니라 공동 부담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제시한 대책은 한마디로 '일부 부담을 고신용자에게 전가해 저신용자에게 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도록 조정하자'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금융사가 초우량 고객에게 초저금리로 돈을 빌려주는데, 그 일부만이라도 부담을 조금 더 지워 금융기관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제공할 수 있지 않느냐”고 제안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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