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역사상 어느 한국기업도 도달 못한 대기록 세우다

2026-01-0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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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첫 분기 영업이익 20조...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견인

방중 경제사절단 일정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 비즈니스 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 뉴스1
방중 경제사절단 일정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 비즈니스 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 뉴스1

한국 기업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삼성전자가 단일 분기 영업이익 20조 원 시대를 열었다. 국내 어느 기업도 도달하지 못했던 대기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93조 원, 영업이익 20조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견줘 매출은 22.7%, 영업이익은 208.2% 급증했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20조 원을 달성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종전 최대 실적인 2018년 3분기(17조 5700억 원)를 29분기 만에 경신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성장세가 뚜렷했다. 매출은 8.06%, 영업이익은 64.34%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91조 4672억 원, 영업이익 18조 5098억 원이었으나, 실제 실적은 이를 각각 1조 5000억 원 가량 초과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332조 7700억 원, 영업이익은 43조 5300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0.6%, 32.7%씩 증가했다. 연간 매출액이 33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역대 최고 매출이다. 연간 영업이익은 종전 메모리 슈퍼 사이클이었던 2018년 기록한 58조 8900억 원이 역대 최고 실적이다.

방중 경제사절단 일정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 비즈니스 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 뉴스1
방중 경제사절단 일정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 비즈니스 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 뉴스1

삼성전자의 실적을 통째로 견인한 것은 반도체 사업이다. '하이퍼-불'(초강세장)에 진입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는 DS부문의 영업이익이 16조~17조 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범용 D램이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일으키며 가격이 급등한 것이 실적 개선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024년 말 1.35달러에서 지난해 말 9.3달러로 한 해 동안 약 6.9배 올랐다. 4분기에만 범용 D램 가격이 38~43%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실적을 끌어올렸다.

삼성전자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고대역폭메모리(HBM)도 반전에 성공하며 본격 궤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엔비디아로의 HBM 공급에 성공하며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9월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 통과 후 HBM3E 12단 제품을 본격 공급하기 시작했고, AMD와 브로드컴 등 주요 고객사로 공급처를 확대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LSI(설계) 사업도 든든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거듭났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은 테슬라,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을 확정지으며 선두 TSMC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스마트폰·가전 등을 영위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2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스마트폰 모델 출시가 없었던 데다,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시장 수요가 일부 위축된 영향을 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SDC)와 하만도 합산 영업이익이 2조 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달러 환율 상승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부문은 달러로, 스마트폰·TV·가전 등 세트 부문은 현지화로 결제하는데 달러 강세가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전망은 더 밝다. 당장 1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지난해 4분기(38~43%)를 뛰어넘어 50~60% 수준으로 더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1분기 영업이익을 25조 원 안팎으로 전망하며 추가 상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까지 D램 가격이 추가로 18~23%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은 삼성전자 올해 영업이익을 133조 4000억 원으로 예상하며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최소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KB증권도 올해 목표주가를 14만 4000원으로 제시하며, 강세장에서는 최대 17만 5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업계는 올해가 인공지능(AI) 서버용 HBM 출하 확대와 D램·낸드 가격 급등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역사상 유례없는 '메모리 슈퍼사이클' 정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내년년에만 8200억 달러로 올해 대비 32% 증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올 상반기에도 견조한 수요와 가격 상승 영향으로 높은 실적을 창출할 것"이라며 "반대급부로 세트(완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수요 둔화 영향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잠정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로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됐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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