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회장, 스위트룸서 수천만원 펑펑… 농민신문 별도 연봉 포함해 총 7억 연봉
2026-01-0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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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수수 혐의 수사받는 중에도 공금으로 1박 200만원 넘는 호화 숙박
농민신문 회장 겸직하며 연봉만 7억원…퇴직금 수억원 '이중급여' 특혜
특별감사서 67건 비위 확인 2건 경찰 수사 의뢰… “내부통제 완전 붕괴”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해외 출장 때마다 공금으로 하룻밤 200만원이 넘는 5성급 호텔 스위트룸을 이용하고,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직하며 연봉만 7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농림축산식품부가 8일 발표한 농협중앙회 특별감사 중간 결과에 따르면, 강 회장은 5차례 해외 출장에서 모두 숙박비 상한을 초과해 집행했다. 초과 금액만 4000만원에 이른다.
강 회장의 숙박비는 1박당 상한선보다 적게는 50만원, 많게는 186만원을 넘겼다. 특히 상한선을 186만원 초과한 경우 해외 5성급 호텔 스위트룸에 묵은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중앙회의 해외 출장 숙박비 상한은 하루 250달러(약 36만원)다. 결국 강 회장은 하루 숙박비로 222만원 가까이를 공금으로 쓴 셈이다. 
농식품부는 "농협중앙회장은 해외 출장 시 숙박비 250달러를 상한으로 하되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실비를 집행할 수 있으나, 특별한 사유를 명시하지 않은 채 숙박비 상한을 초과해 집행하는 등 공금 낭비 행태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숙박비 상한 초과 금액을 환수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강 회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용도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업무추진비 카드를 비서실에 배정했을 뿐 농협중앙회장에게 직접 배정한 게 아니라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농협중앙회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용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당연히 공개 대상이다.
농식품부는 강 회장이 업무추진비 내용을 공개하도록 시정 명령을 할 예정이다.
강 회장은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임하며 연간 3억원이 넘는 연봉을 추가로 받는 것도 과도한 특혜라는 지적을 받았다.
강 회장은 비상근인 농협중앙회장으로 연간 4억원 가까운 연봉을 받고, 상근인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임하면서 연간 3억원이 넘는 연봉을 따로 받는다. 농민신문사에서 퇴직할 때는 수억원의 퇴직금도 별도로 받는다.
2024년 국정감사 때도 성과급까지 합한 강 회장의 '8억원 연봉'이 논란이 됐다.
농식품부는 농협중앙회장이 관행처럼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임하면서 양쪽에서 거액의 연봉과 퇴직금을 받는 것이 적정한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해 농협중앙회에서 기본 실비와 수당 명목으로 3억9000만원을 받았으며, 농민신문사에서는 연간 3억원이 넘는 연봉을 수령한다.
외부감사위원으로 특별감사에 참여한 한 변호사는 "임원의 보수가 하는 업무에 비해 현저하게 과다한 경우는 위법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검토해봐야겠지만 농협중앙회장이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직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4년 국정감사에서는 법적 근거가 없는 농협중앙회장의 이중 급여와 퇴임 공로금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농식품부는 농협중앙회장을 포함한 임원이 별다른 제한 없이 집행하는 직상금의 타당성과 집행 실태도 검토하고 지급 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도록 할 계획이다.
직상금은 중앙회장 등이 직원에게 포상금 격으로 지급하는 돈이다. 2024년 집행 규모는 중앙회장 10억8000만원을 포함해 약 13억원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특별감사 과정에서 강 회장과 지준섭 부회장에게 대면 문답을 요구했지만 이들이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감사를 통해 확인된 농협중앙회와 농협재단의 비위는 총 67건에 달한다. 비위 종류는 성희롱 등 범죄 사실에 대한 미흡한 징계, 부적절한 내부통제, 부정 계약, 업무상 배임 등이다.
농식품부는 법령 위반 정황이 있다고 판단한 2건에 대해 지난 5일 수사기관에 의뢰했다. 농협중앙회 임직원의 개인비위 형사사건에 대한 변호사비로 공금 약 3억2000만원을 지급한 의혹과 농협재단 임직원의 공금 부적정 사용으로 인한 업무상 배임 정황이다.
대표적 사례로 농협중앙회는 2022년 정기대의원대회에 참석한 조합장들에게 220만원 상당의 휴대전화를 무상 지급하는 데 23억4600만원을 집행했다.
농식품부의 추가 감사에서 강 회장의 농민신문사 회장 겸임 관련 혜택과 관련된 내용을 비롯해 추가로 문제점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농식품부는 임직원 금품수수 및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특정 업체에 대한 부당이득 제공, 계열사 부당인사 개입 의혹, 부당대출 의혹, 물품 고가 구입 등 비위 제보를 확인해 필요하면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외부감사위원들은 농협중앙회와 단위조합에서 발생하고 있는 각종 문제의 근본 원인이 선거제도에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에 참여한 외부 전문가들은 "현재의 농협 선거는 돈을 불법적으로 써도 공소시효 6개월만 지나면 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선거가 된 상황"이라며 "돈이 많이 들어가는 선거가 되다 보니 자금 조달을 위해 비위가 발생할 소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등을 계기로 농협 관련 비위 의혹이 반복 제기됨에 따라 지난해 11월24일부터 12월19일까지 4주간 총 26명을 투입해 특별감사를 실시했다. 변호사 등 외부전문가 6명도 포함됐다.
농식품부는 이달 중 농업계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농협 개혁 추진단'을 구성해 제도 개선 과제를 구체화하고, 반복적인 비위 발생을 차단할 방침이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이전 감사가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을 통감한다"며 "자체적으로 감사를 진행하도록 하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