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오르는데 왜 여기만?… 18년째 등록금이 멈춘 '이 대학'
2026-01-09 15:40
add remove print link
18년 연속 등록금 동결, 국립대의 선택은 무엇인가
전북대학교가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인한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해 2026학년도 학부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확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전북대는 2009년 이후 18년째 등록금을 인하하거나 동결하는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대학 측은 지난 8일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고 내년도 등록금 책정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위원회는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국립대학이 짊어져야 할 사회적 책무를 최우선 순위에 두었다. 학생과 학부모가 체감하는 경제적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전북대의 등록금 동결 역사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2009년 처음 동결을 선언한 이래, 2012년에는 오히려 5.6%를 인하하며 반값 등록금 정책에 선제적으로 호응했다. 사립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부 지원 비중이 높다고는 하나, 자체 수입원 확보가 절실한 국립대 입장에서도 18년 연속 동결은 결코 쉽지 않은 경영적 결단이다.
실제로 대학 내부의 재정 상황은 녹록지 않다. 심의위원들 사이에서도 현실적인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장기간 이어진 동결로 인해 물가 상승분을 등록금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실질적인 예산 운용 폭이 줄어든 탓이다. 여기에 학령인구 급감(대학에 입학할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이라는 구조적 악재가 겹치며 재정 압박 수위는 매년 높아지고 있다. 고정비용은 늘어나는데, 들어오는 돈은 제자리걸음이거나 줄어드는 구조다. 대학 경영 합리화를 위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논리가 힘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

그럼에도 전북대는 거점국립대라는 정체성을 선택했다. 당장의 재정적 여유보다는 지역 사회와의 상생과 교육의 공공성을 택한 셈이다. 재정 부족분은 학생들의 주머니가 아닌 외부 활동을 통해 메운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부가 주관하는 각종 재정지원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국고보조금을 확보하고, 교수들의 연구비 수주를 독려해 간접비 수입을 늘리기로 했다. 동문과 지역 사회를 대상으로 한 발전 기금 모금 활동도 더욱 강화하여 예산의 다각화를 꾀한다.
양오봉 총장은 이번 결정에 대해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했다. 양 총장은 지역 발전을 이끄는 플래그십 대학(Flagship University·지역 거점 대표 대학)으로서의 위상을 강조하며 학부모의 경제적 짐을 덜어주는 것이 대학의 도리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될 수 있는 교육 부실화 우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정부 지원금과 기부금을 교육 환경 개선과 취업 지원 프로그램에 집중 투입해, 등록금 동결이 학생들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지 않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2026년에도 전북대의 강의실은 학생들의 배움에 대한 열기만 남기고 경제적 걱정은 덜어낸 공간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