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금 1,515억 돌파…국민 참여로 제도 안착 신호
2026-01-0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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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연대 속 기부 급증했지만 지역 간 격차는 더 벌어져
세액공제·법인 기부 막힌 제도, 손질 없인 한계 뚜렷

[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지역 재정을 보완하겠다며 도입된 고향사랑기부제가 지난해 역대 최대 모금액을 기록했다. 다만 기부금이 특정 지역에 쏠리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제도가 본래 취지인 균형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함께 커지고 있다.
행정안전부 자료를 토대로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대덕구·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이 공개한 분석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고향사랑기부제 누적 모금액은 약 1,51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636억 원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한 해 동안 기부에 참여한 국민은 약 136만 명으로 나타났다.
지자체별 모금 실적을 보면 지역 간 편차가 뚜렷했다. 제주도가 약 105억 9천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광주 남구(71억 3천만 원), 광주 동구(64억 1천만 원)가 뒤를 이었다. 반면 인천 중구(약 1천5백만 원), 인천 동구(약 2천7십만 원), 서울 도봉구(약 3천1백만 원)는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기부자 수 역시 제주도 약 10만 명, 광주 남구 7만 명 수준인 반면 일부 지역은 수백 명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최근 영남 산불과 경남 지역 호우 등 대형 재난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특정 지역을 돕기 위한 연대 심리가 기부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재난 피해 지역은 일시적으로 기부금이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참여는 지속 가능성이 낮고, 지역 간 격차를 오히려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행 4년 차에 접어든 고향사랑기부제는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제도적 한계는 여전하다. 기부금 전액 세액공제 확대, 법인 기부 허용, 복잡한 기부 절차 개선 등이 대표적인 과제로 꼽힌다. 박정현 의원은 “모금액 상승은 제도 정착의 신호지만, 국민 친화적 제도 개선 없이는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단순한 ‘착한 기부’에 머물지 않고 진정한 균형발전 수단이 되려면, 기부 쏠림을 완화하고 참여 문턱을 낮추는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