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주토피아 제치고 100만 코 앞…압도적 예매율로 극장가 1위 휩쓸고 있는 '한국 영화'

2026-01-10 09:49

add remove print link

블록버스터 제치고 100만 관객 눈앞, 멜로 영화의 역주행 신화

대작들의 공세 속에서도 서정적인 멜로 영화 한 편이 극장가 판도를 바꾸고 있다.

영화 '만약에 우리' / 쇼박스 SHOWBOX
영화 '만약에 우리' / 쇼박스 SHOWBOX

김도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문가영과 구교환이 호흡을 맞춘 영화 ‘만약에 우리’가 그 주인공이다. 화려한 액션이나 거대 자본이 투입된 블록버스터 사이에서 오직 서사와 감정선만으로 관객의 마음을 훔친 이 영화의 흥행세가 심상치 않다.

1. 박스오피스 역주행의 신화… 기록으로 본 흥행세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만약에 우리’는 지난 9일 하루 동안 7만 2661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지난해 12월 31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 수는 어느덧 77만 8811명에 도달했다.

주목할 점은 이 영화의 흥행 추이다. 개봉 초기 ‘아바타: 불과 재’와 ‘주토피아2’ 같은 강력한 외화 시리즈물에 밀려 2위로 출발했으나, 관객들의 자발적인 입소문이 마중물이 되어 개봉 일주일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이후 3일 연속 1위를 유지하며 1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같은 날 2위를 기록한 '아바타: 불과 재'(5만 8054명, 누적 582만)와 3위 '주토피아2'(2만 5688명, 누적 820만)의 기세를 꺾었다는 점에서 한국 멜로 영화의 부활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2. 베스트셀러 원작의 탄탄한 서사와 김도영의 섬세한 연출

영화 '만약에 우리' / 쇼박스 SHOWBOX
영화 '만약에 우리' / 쇼박스 SHOWBOX

이 영화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검증된 원작의 힘이다. ‘만약에 우리’는 출간 당시 서점가 멜로 부문 1위를 휩쓸었던 동명의 인기 베스트셀러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원작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독특한 구성과 가슴을 후벼 파는 문체로 이미 탄탄한 팬덤을 확보하고 있었기에 영화화 소식만으로도 큰 기대를 모았다.

영화는 원작의 정수를 고스란히 스크린에 옮겼다. 20대 시절, 서로가 전부였던 은호(구교환 분)와 정원(문가영 분)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이별을 맞이한다. 그로부터 10년 뒤, 두 사람은 거짓말처럼 우연히 재회한다. 영화는 이들이 함께했던 기억의 흔적들을 하나씩 들춰내며, 과거의 선택이 현재에 어떤 무늬를 남겼는지를 집요하게 쫓는다.

특히 연출을 맡은 김도영 감독은 인물들의 미세한 표정 변화와 흔들리는 눈빛, 적막이 흐르는 공간의 공기까지 카메라에 담아내며 관객을 극 중 인물들의 감정선으로 깊숙이 끌어들였다. 원작의 문학적 감성을 시각적인 미학으로 승화시킨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3. 구교환·문가영, '멜로 장인'들의 인생 연기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가 되었던 구교환과 문가영의 만남은 신의 한 수였다. 그간 개성 강한 캐릭터를 주로 소화했던 구교환은 이번 작품에서 사랑에 서툴렀던 과거의 청춘과 담담하게 슬픔을 갈무리하는 현재의 성인 은호를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특유의 호흡과 정적인 연기는 관객들로 하여금 '은호'라는 인물에 깊이 이입하게 만든다.

영화 '만약에 우리' / 쇼박스 SHOWBOX
영화 '만약에 우리' / 쇼박스 SHOWBOX

상대역인 문가영 역시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성숙한 연기를 보여줬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그녀는 10년이라는 세월의 흐름을 외적인 변화뿐 아니라 깊어진 분위기로 표현해내며, 정원이 가진 복잡미묘한 심리 상태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두 배우가 재회하는 장면에서 흐르는 팽팽한 긴장감과 아련함은 영화의 백미로 꼽힌다.

4. "내 이야기 같다"… 유튜브와 커뮤니티를 뒤흔든 시청자 반응

실제 관람객들의 반응은 유튜브 댓글과 영화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유튜브에 올라온 영화 리뷰 영상과 예고편 하단에는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리며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유튜브, 쇼박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반응은 역시 '공감'과 '추억'에 대한 이야기다. 한 시청자는 "헤어진 지 5년 된 전 남자친구에게 연락하고 싶어지는 마음을 겨우 참았다"며 영화가 주는 정서적 파급력을 고백했다. 또 다른 이는 "요즘 자극적인 복수극이나 히어로물만 넘쳐나는데, 오랜만에 마음이 정화되는 정통 멜로를 봐서 행복했다"고 적었다.

원작 팬들의 호평도 잇따르고 있다. "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은호와 정원의 모습이 구교환, 문가영과 너무 일치해서 소름 돋았다", "원작의 명대사들이 영화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었다"는 후기가 이어지며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들까지 서점으로 이끄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

이외에도 "구교환의 눈빛 연기만으로도 티켓값이 전혀 아깝지 않다", "결말을 보고 나서도 한참 동안 자리에 앉아 있었다", "서울 집값처럼 오르는 물가에 지친 마음을 위로받은 기분이다" 등 다채로운 감상평이 쏟아지며 영화의 화제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