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귀연이 진행한 재판 지켜보더니... 보수 정치인들조차 고개 절레절레
2026-01-1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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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피고인들에 대한 결심공판, 왜 지연됐나

내란 피고인들에 대한 결심공판이 지연되며 구형과 최후진술을 위한 추가 기일이 지정되는 이례적 상황이 발생하자 지귀연 재판장의 소송 지휘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9일 오전 9시 20분께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을 비롯한 군·경 수뇌부 7명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의 결심 공판을 열었다. 윤 전 대통령은 흰색 셔츠와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갈색 서류 봉투를 손에 든 채 법정에 나왔다.
재판부는 당초 이날 피고인 측 서증조사 및 최종변론, 특검 측 최종변론과 구형, 피고인 최후진술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재판을 마치고 선고일을 지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단이 서증조사에만 10시간 30분 가까운 시간을 쓰면서 재판 진도가 좀체 나아가지 않았다.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오전부터 공소장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정당한 권한인 만큼 사법 심사의 대상이 아니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김 전 장관 측 이하상 변호사는 "검찰이 당시 야당이던 어느 정당의 생각을 가지고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이라며 정치 재판이라고 항변했고, 김지미 변호사는 북한의 대남 도발 관련 논문을 들어 안보 위기 상황을 강조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오후 5시 40분쯤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의 변론을 중단시키고 조 전 청장,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 측 서증조사를 마친 후 김 전 장관 측 서증조사를 재개했다. 이 과정에서 특검팀 측이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에게 "문서를 읽는 속도를 좀 빨리해달라"고 재촉하자 변호인은 "내가 혀가 짧아 빨리하면 혀가 꼬인다"고 했다.
무려 8시간 가까이 김 전 장관 측 변론을 허가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정치적 주장 등을 중언부언한 대목과 관련한 지적조차도 변호인이 발끈하자 재판장이 사과하는 장면도 있었다.
지귀연 재판장은 "오늘 끝내야 되지 않겠느냐"며 "피고인들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라고 달래기까지 했지만 새벽 변론은 불가능하다는 변호사들 반발에 결국 물러섰다. 윤석열 전 대통령 측 위현석 변호인은 "새벽 1시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때부터 지금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변론을 모두 비몽사몽인 상황에서 중요한 변론을 하라는 것은 좀 맞지 않는다고 생각이 된다"고 주장했다.
지 재판장은 "재판부가 양보해서 오늘 윤석열 피고인을 제외한 나머지는 일단 다 끝낸다는 걸 전제로 드리는 말"이라며 "그 외에 옵션은 없다. 다음 기일 날은 그냥 무조건 끝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재판부는 오후 9시 50분쯤 결심공판을 13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 7명의 서증조사를 마치기로 했다.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결심공판 연기가 결정된 뒤 변론 재개 30분 만에 서증조사를 끝냈다. 뒤이어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 측의 서증조사도 마무리됐다.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결심공판에서 최후변론으로 대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10일 오전 12시 10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공판을 마쳤다. 자정을 넘겨가며 재판을 진행했지만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형에 앞선 서증조사 과정도 끝내지 못했다.
재판부는 오는 13일 윤 전 대통령 측의 서증조사를 진행한 후 특검팀의 구형 의견과 피고인들의 최후진술 등을 들을 계획이다.
결심으로 진행한 공판이 지연되며 구형과 최후진술을 위한 추가 기일을 지정하는 전례 드문 상황이 발생한 데 대한 법조계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마지막 변론임을 고려해 피고인 측에 최대한 발언 기회를 주겠다는 재판부의 선의를 일부 변호인이 사실상 악용했음에도 지 재판장이 단호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수 야권에서조차 지 재판장이 심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김종혁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10일 "비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법부의 권위라든가 신성함, 이런 것들 자체를 바닥으로 떨어뜨려 버렸다"고 말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사무총장도 같은 날 "저는 지금까지 진보 진영이 지귀연 판사의 재판 운영에 대해서 비판할 때 그 비판에 동조하지 않았다. 판사의 스타일이 최대한 존중받아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어제는 좀 많이 아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