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환장하며 먹는데... 전 세계에서 유독 한국서만 인기 없는 생선
2026-01-11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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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마리에 500원도 안 하는 가성비 자랑하는데 문제는...

"다시는 정어리회 안 할 겁니다. 제 인생의 마지막 정어리회입니다.“
유명 수산물 전문가 김지민이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에 10일 올린 영상에서 토로한 말이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헐값에 팔길래 샀다가 지옥을 경험했습니다... 전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인기 없는 생선'. 한국 수산물 시장에서 유독 외면받는 ‘정어리’를 집중 조명하는 영상이다. 한때 단백질 공급원의 주역이었으나 이제는 헐값에 넘겨지는 신세가 된 정어리의 진면목을 확인하기 위해 정어리를 손질하고 시식하는 과정이 담겼다.
김지민은 새벽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았다. 상자째 들어와 있던 정어리 30마리 이상을 1만5000원에 구매했다. 1마리에 500원도 안 하는 셈. 이처럼 저렴하긴 했지만 이후 펼쳐진 손질 과정은 악몽 그 자체였다.
정어리는 수십 년간 한국에서 천대받아온 생선이다. 한국전쟁 이후 가난했던 시절 값싼 단백질 보충용으로 소비됐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전라도 지역에서 멸치쌈밥 대신 정어리쌈밥을 만들거나 고등어·꽁치 통조림에 밀려 애매한 위치의 통조림으로 소비되는 정도다.
반면 해외에서는 인기가 높다. 정어리 통조림이 활발히 생산되고 소비된다. 일본에서는 신선한 정어리가 초밥이나 회로 유통된다. 영양가도 고등어나 청어에 뒤지지 않는다. 무기질, 비타민,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지만 국내에서만 유독 외면받는 셈이다.
정어리는 청어목에 속하는 등푸른생선이다. 활동량이 많아 산소 요구량이 높다. 2022년에는 마산만과 진해만에서 수만 마리 이상의 정어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빈산소수괴(貧酸素水塊)'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됐다. 이후에도 해마다 가을이면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 빈산소수괴란 바닷물 속 산소 농도가 3mg/L 이하로 낮아져 해양 생물이 살기 어려운 '산소부족 물덩어리'를 뜻한다. 여름철 수온 상승으로 인한 층 분리와 육지에서 유입된 영양염으로 인한 유기물 증가로 해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반폐쇄성 내만에서 주로 발생해 양식장 피해를 유발하는 현상이다.

김지민이 구매한 정어리의 신선도는 괜찮았다. 비늘이 붙어있고 은빛이 반짝거렸으며, 아가미도 갈색으로 변하기 직전인 상태였다. 사후경직도 유지되고 있어 회로 먹기에 적합했다. 문제는 손질이었다.
정어리는 청어목 생선답게 잔가시가 많다. 김지민은 비늘을 벗기고 머리를 자른 뒤 삼장뜨기 방식으로 살을 발랐다. 갈비뼈를 제거한 후에도 지옥의 잔가시 뽑기가 남아있었다. "가운데 잔가시를 다 뽑아야 한다. 이걸 제거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회의 퀄리티가 달라진다"며 작업을 이어가다 "이걸 계속 해야 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라고 토로했다.
껍질을 벗기는 과정도 힘겨웠다. 살이 쉽게 망가졌기 때문. 배 쪽에서 계속 가시가 나왔고, 손질할수록 횟감이 ‘걸레’가 돼갔다. 20~30분간 소금에 재운 뒤 얼음물에 담가 비린내를 제거하는 과정까지 거쳐 겨우 완성했다.
회를 맛본 김지민은 "생각보다 맛있다. 지방이 굉장히 농밀하면서도 다행히 비리지 않다"며 "청어와 굉장히 닮았는데 기름기가 청어보다 조금 더 많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가시는 썰면서 대부분 제거됐고, 남은 미세한 가시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식감은 부드러워 돼지고기처럼 물컹물컹했고, 흰 지방 덩어리에서 나오는 풍미가 인상적이었다. 
정어리가스도 만들어봤다. 튀기니 회보다 덜 기름지고 담백한 느낌이었다. 척추뼈를 발라낸 덕분에 잔가시는 튀기는 과정에서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일본의 전갱이가스인 '아지후라이'보다는 지방의 느낌이 많았지만 생선 특유의 흙내나 석유 냄새 같은 거슬리는 기름기는 없었다.
김지민은 "풀내나 거슬리는 잡내 없이 기름기가 되게 고소하다. 매력이 있는데 손질이 참 까다로워서 외면받는 생선이 아닐까"라며 "정어리회나 초밥을 취급하는 분들이 있으면 댓글로 남겨달라.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