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니라면... 대체 누가 북한에 무인기를 날려보냈을까
2026-01-11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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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중국 제조사 모델... 군사작전용으로 보기엔 무리”

대체 누가 무인기를 북한으로 날려보낸 것일까.
북한이 남측 무인기가 자신들의 영공을 침범했다며 강경한 비판에 나선 가운데 살포 주체를 둘러싼 남북 간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무인기의 부품 사양과 비행 특성을 고려할 때 우리 군이 해당 기종을 공식 작전에 투입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전날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한국 드론이 이달 4일과 지난해 9월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하며 잔해와 비행 기록 등을 공개했다. 북한은 이륙 지점이 민간인 출입 통제 구역이라는 점을 들어 남한 당국의 소행이라고 몰아세웠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발표에서 "1차 조사 결과 우리 군은 해당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북한이 발표한 일자의 해당 시간대에 무인기를 운용한 사실도 없다"라고 일축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이날 담화를 통해 "나 개인적으로는 한국 국방부가 우리에게 도발하거나 자극할 의도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그나마 연명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하고 싶다"라면서도 "행위자가 누구이든 설사 민간단체나 개인의 소행이라 해도 국가 안보의 주체라고 하는 당국이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당국이 민간단체 소행으로 발뺌하려 든다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내에서 민간 단체들이 날리는 수많은 비행물체들의 출현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 부부장은 무인기에 담긴 정보에 대해서도 "무인기에 기록된 촬영 자료들이 한국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우라니움 광산과 침전지, 이전 개성공업지구와 우리의 국경 초소들이라는 엄연한 사실과 실제로 무인기에 내장돼 있는 비행계획과 비행 이력은 어떻게 설명하겠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또한 "우리 수도의 상공에서 대한민국의 무인기가 다시한번 발견되는 그 순간 끔찍한 참변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며 "이번 한국발 무인기 침범 사건은 또다시 우리로 하여금 한국이라는 불량배, 쓰레기 집단에 대한 더욱 명백한 표상을 굳히는 데 커다란 도움을 줬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스1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가 민간에서 충분히 제작 가능한 상용 모델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모양으로는 중국 제조사가 만든 모델(Skywalker Titan 2160)과 일치한다"라며 "이는 전 세계 드론 동호인과 산업용 드론 제작자들에게 매우 잘 알려진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해당 모델은 군사 물자 수출 통제 대상도 아니어서 일반인도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30만~60만 원대 부품으로 조립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비행 성능 면에서도 군사작전용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해당 모델은 고도 3000~5000m까지 상승이 가능하지만 비행시간은 4시간 24분 정도로 북한 측 주장이 맞지 않고, 공개된 카메라는 고해상도 광학촬영기로 보기 어렵다"라고 짚었다. 격추 위험과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거대한 부담을 안고 우리 군이 굳이 메모리 카드를 직접 회수해야 정보를 알 수 있는 저가형 드론을 보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민간 차원의 살포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륙 전 비행 제어 컴퓨터에 좌표를 입력하는 ‘입력형 자동 비행’ 방식을 쓰면 통신이 끊긴 상태에서도 입력된 경로를 비행하고 돌아올 수 있다. 익명의 전문가는 2023년 국내 동호회가 제작한 무인기가 금강산까지 다녀온 사례를 언급하며 민간 단체의 의도적 발송이나 조종 불능에 따른 월북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밤 "민간의 무인기 운용이 사실이라면 한반도 평화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라고 규정하며 군경 합동 수사팀의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지시했다. 청와대는 이에 맞춰 국가안보실 1차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조정회의를 개최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