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육, 먼저 삶지말고 '이렇게' 해보세요…입 안에서 육즙이 팡팡 터지네요
2026-01-1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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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겉면을 살리는 한 단계, 보쌈의 식감을 바꾼다
끓는 물에 바로 넣으면 안 되는 이유
한국인의 식탁에서 보쌈, 즉 수육은 계절과 상관없이 꾸준히 사랑받는 음식이다.

집들이나 가족 모임, 술자리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갓 삶아낸 고기에 김치나 굴을 곁들이면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한 상이 완성된다. 하지만 집에서 직접 수육을 만들다 보면 결과가 늘 만족스럽지는 않다. 고기가 퍽퍽해지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물러져 식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수육을 끓는 물에 고기를 바로 넣어 삶는 방식으로 조리한다. 간단하고 실패 확률이 적어 보이지만, 이 방식만 고집할 경우 식감과 풍미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요리에 익숙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고기를 물에 넣기 전에 한 단계를 더 거치는 방법이 오래전부터 사용돼 왔다. 바로 삶기 전 고기를 먼저 굽는 방식이다.
고기를 먼저 굽는 이유는 분명하다. 겉면을 익히는 과정에서 고기 표면이 정리되고, 지방과 살코기가 형태를 유지하게 된다. 특히 껍질이 붙어 있는 오겹살의 경우 이 차이가 더욱 뚜렷하다. 아무런 전처리 없이 바로 삶으면 껍질이 퍼지거나 느끼해질 수 있지만, 굽는 과정을 거치면 껍질은 탄력이 생기고 살코기는 단단하게 고정된다. 이후 삶는 과정에서도 고기의 구조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조리에 앞서 고기 준비도 중요하다. 오겹살 1kg을 기준으로 하면, 먼저 키친타월로 겉면의 핏물을 꼼꼼히 닦아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핏물이 남아 있으면 삶는 과정에서 잡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 사용할 부재료로는 대파, 사과, 양파, 통마늘, 생강 등을 준비한다. 대파는 뿌리째 깨끗이 씻어 사용하면 국물 맛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과와 양파는 껍질째 사용하는 것이 향을 살리는 데 유리하다.
솥이나 두꺼운 팬을 충분히 예열한 뒤 기름을 소량 두르고 고기를 올린다. 이때 껍질이나 지방이 많은 면부터 바닥에 닿게 놓는 것이 좋다. 지방이 녹아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면을 굽는 데 도움이 된다. 고기의 모든 면을 돌려가며 겉면 색이 충분히 날 때까지 굽는다. 색이 옅은 상태에서 멈추면 굽는 효과가 줄어든다.

고기를 모두 구운 뒤에는 잠시 꺼내 두고, 같은 솥에 마늘과 대파를 넣어 볶듯이 굽는다. 고기에서 나온 기름에 채소 향이 더해지면서 이후 국물의 기본 맛이 만들어진다. 채소 겉면이 살짝 색이 날 정도면 충분하다. 이 상태에서 물을 붓고 된장, 맛술, 간장 등을 넣어 간을 맞춘다. 여기에 양파, 사과, 통후추, 생강, 월계수잎을 더한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구워 두었던 고기를 다시 넣고 뚜껑을 덮는다. 불은 중불을 유지한 채 약 40분간 삶는다. 불이 지나치게 강하면 고기가 질겨질 수 있어 조절이 필요하다. 삶는 동안 고기는 이미 겉면이 안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육즙이 빠져나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준다.
삶기가 끝난 고기는 바로 썰지 않고 잠시 두는 것이 좋다. 뜨거운 상태에서 자르면 육즙이 빠져나가기 쉽다. 도마 위에서 5분 정도 식히는 동안 고기 내부의 수분이 다시 고르게 퍼진다. 이후 썰어내면 껍질은 탄력이 있고 살코기는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한다.

이 방식은 오겹살뿐 아니라 삼겹살이나 앞다리살에도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지방이 적은 부위는 먼저 굽는 과정을 거쳤을 때 퍽퍽함이 줄어든다. 또한 수육을 삶고 남은 국물은 체에 걸러 보관했다가 찌개나 국물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남은 수육을 데울 때는 전자레인지보다는 찜기나 국물을 이용하는 방법이 식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육은 단순한 요리처럼 보이지만, 조리 순서 하나만 바꿔도 결과가 달라진다. 삶기 전에 굽는 과정은 번거로워 보일 수 있지만, 식감과 완성도에서 분명한 차이를 만든다. 익숙한 방식에 한 단계를 더하는 것만으로도 집에서 만든 수육의 만족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