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무는 썰어서 '된장'을 꼭 넣으세요…남편이 젓가락질을 멈추지 않습니다
2026-01-1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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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 껍질에 숨겨진 영양, 장아찌로 살려내는 법
된장의 염도 조절이 맛의 깊이를 결정한다
겨울 밥상에서 무는 빠지지 않는 식재료다.
김치로도, 국으로도 자주 쓰이지만 저장의 관점에서 보면 무의 활용은 아직 넓다. 된장을 활용해 만드는 무장아찌는 냉장고 속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깊어지는 반찬이다. 특히 된장무장아찌는 짠맛 위주의 장아찌와 달리 구수함과 단맛, 은은한 매콤함이 어우러져 밥반찬으로 부담이 적다. 겨울철 입맛이 떨어질 때도 자연스럽게 젓가락이 가는 이유다.
된장무장아찌의 기본 재료는 단순하다. 무와 대파, 다진 마늘을 중심으로 된장과 국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물엿으로 단맛을 더한다. 들기름은 고소한 풍미를 책임지고, 고춧가루는 전체 맛의 균형을 잡아준다. 조리 과정은 어렵지 않지만 몇 가지 포인트를 놓치면 맛과 보관성이 크게 달라진다.

먼저 무 손질이 중요하다. 무는 껍질째 사용하는 것이 좋다. 껍질에는 식이섬유와 미네랄이 풍부해 장아찌로 만들었을 때 영양적인 장점이 살아난다. 다만 흙내와 쓴맛이 남지 않도록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무는 너무 얇지 않게, 젓가락 굵기 정도로 썰어주는 것이 식감 유지에 유리하다. 썬 무는 바로 양념에 버무리지 않고, 잠시 물기를 빼는 과정이 필요하다. 키친타월로 표면의 수분을 제거하면 장아찌가 묽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양념장은 된장을 중심으로 만든다. 된장은 짠맛이 강하기 때문에 국간장을 추가할 때는 소량만 사용한다. 물엿은 단맛뿐 아니라 무의 수분을 서서히 끌어내 장아찌의 질감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다진 마늘은 향을 살리되 과하지 않게 넣어야 된장의 구수함이 묻히지 않는다. 여기에 고춧가루를 넣어 색과 맛에 깊이를 주고, 마지막에 들기름을 더해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준다. 들기름은 처음부터 많이 넣지 말고 숙성이 어느 정도 진행된 뒤 추가하는 것이 향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무와 양념을 섞을 때는 손으로 세게 치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살살 버무려야 무가 부서지지 않고, 숙성 과정에서도 아삭한 식감을 유지한다. 여기에 송송 썬 대파를 더하면 장아찌 특유의 무거운 맛이 한결 가벼워진다. 대파는 처음부터 넣기보다 하루 이틀 숙성 후 섞어주는 방식이 향을 더 깔끔하게 만든다.

된장무장아찌를 만들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염도 조절이다. 된장은 제품마다 염도가 다르기 때문에 정량보다 맛을 보며 조절하는 것이 필수다. 처음에는 싱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숙성이 진행되면 무에서 나온 수분과 함께 맛이 진해진다. 처음부터 짜게 만들면 시간이 지날수록 먹기 어려워진다.
보관은 반드시 밀폐 용기를 사용해 냉장 보관하는 것이 기본이다. 공기 접촉이 잦으면 표면에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장아찌 위에 랩을 한 겹 덮은 뒤 뚜껑을 닫으면 산화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냉장 보관 시 2주 이상 두고 먹을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무가 양념을 머금어 맛이 깊어진다. 중간에 국물이 너무 많아지면 한 번 뒤집어 주는 정도면 충분하다.
된장무장아찌가 몸에 좋은 이유는 재료의 조합에 있다. 무는 소화를 돕는 디아스타아제 성분이 풍부해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속을 편안하게 해준다. 겨울철 잦은 더부룩함이나 소화 불량 완화에 도움이 된다. 된장은 발효 식품으로 장내 유익균 환경을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여기에 무의 식이섬유가 더해지면서 장 운동을 자연스럽게 자극한다.

들기름은 오메가 지방산을 함유하고 있어 혈액순환과 염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겨울철 손발이 차거나 쉽게 붓는 체질에게도 부담이 적다. 마늘과 대파는 면역력 관리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재료다. 고춧가루의 캡사이신 성분은 체온 유지와 신진대사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된장무장아찌는 화려한 반찬은 아니지만, 겨울 식탁에서 제 역할을 묵묵히 해낸다. 한 번 만들어두면 매 끼니 조금씩 꺼내 먹을 수 있고, 밥 한 공기를 자연스럽게 비우게 만드는 힘이 있다. 짜지 않게, 과하지 않게 만든 된장무장아찌는 저장 음식이면서도 몸을 부담스럽게 하지 않는 겨울 반찬이다. 냉장고 속에서 천천히 익어가는 이 반찬은 겨울을 견디는 가장 한국적인 방식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