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천지·통일교, 종교의 이름으로 남긴 상처

2026-01-1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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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에 해악 끼치는 종교 단체 해산, 국민도 동의할 것”
- 이 대통령“어려운 주제지만 사회적 폐해를 너무 오래 방치했다”는 취지로 공감

위키트리 전국총괄본부장 최학봉 선임기자./ 사진제공=위키트리DB
위키트리 전국총괄본부장 최학봉 선임기자./ 사진제공=위키트리DB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종교의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가 지켜야 할 핵심 가치다. 그러나 그 자유가 개인의 삶을 파괴하고, 공동체를 붕괴시키는 도구로 변질될 때도 무조건 보호받아야 할까. 최근 종교계 원로들의 문제 제기는 이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내 들었다.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종교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7대 종단 지도자들은 이례적으로 특정 종교 단체의 이름을 직접 거론했다. 신천지와 통일교다. 종교계 내부에서조차 ‘사이비’ ‘반사회적 집단’이라는 표현이 공개 석상에서 나왔다는 점은 그 자체로 무게가 크다.

종교 지도자들은 “국가와 국민에게 해악을 끼치는 종교 단체의 해산은 국민도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감정적 비판이 아니라, 오랜 기간 누적된 피해에 대한 사회적 판단이 성숙 단계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탈퇴자들의 가정 붕괴, 재산 갈취 논란, 조직적 은폐와 위계적 통제. 이 모든 문제는 이미 수년간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국가는 늘 조심스러웠다. ‘종교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 앞에서 한 발 물러섰고, 그 사이 피해는 개인의 몫으로 남았다. 문제는 종교가 아니라 ‘종교의 외피를 쓴 조직 범죄적 행태’라는 점이 분명한데도, 제도적 대응은 늘 미뤄졌다.

이번 간담회에서 종교 지도자들이 특히 강조한 대목은 ‘자산 환수’였다. 문제 종교 재단의 자산을 회수해 피해자 구제에 활용하자는 제안이다. 이는 단순한 처벌 논리를 넘어, 사회가 방치해 온 책임을 이제는 국가가 일정 부분 짊어져야 한다는 요구로 읽힌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어려운 주제지만 사회적 폐해를 너무 오래 방치했다”는 취지로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의 이 한마디는 상징적이다. 더 이상 ‘민감한 사안’이라는 이유만으로 외면하기에는 피해의 총량이 이미 사회적 한계를 넘어섰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물론 종교 단체 해산과 자산 환수는 법적·헌법적 논쟁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자칫하면 정교분리 원칙 훼손이라는 반발도 예상된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할 수 없다’는 결론이 아니라, ‘어디까지 가능한가’를 따지는 사회적 논의다.

종교는 위로와 구원의 이름으로 존재한다. 그 이름으로 공포와 통제를 확산시키는 집단까지 같은 보호막 안에 두는 것이 과연 종교의 자유를 지키는 일인지, 이제는 국민에게 솔직하게 묻고 답해야 할 시점이다.

종교의 자유와 시민의 안전, 그 경계선을 더 이상 흐릿하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

지난 8일(목) 김태훈 정교유착 비리 합동수사본부장은 서울고검 청사로 처음 출근하면서 통일교·신천지 수사 우선순위 기자들의 질문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좌고우면 없이 증거가 가리키는 방향대로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home 최학봉 기자 hb7070@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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