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여도 흔한 일은 아니다" 법의학자가 분석한 고 안성기 '사망 원인'

2026-01-1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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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암으로 오래 투병했던 배우 안성기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가 고인이 된 배우 안성기의 사인을 둘러싼 의문에 대해 설명하며, 암 환자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기도 폐쇄’의 실제 위험성을 짚었다.

사망 원인이 단순 사고인지, 질환과 연관된 결과인지 궁금해하는 시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문의의 분석은 이 사건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유성호 교수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암 환자의 기도 폐쇄 사망, 막을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안성기가 생전 혈액암으로 투병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마지막 사인이 기도 폐쇄로 알려진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암 환자에게 기도 폐쇄가 흔한 일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고 안성기 영결식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렸다. 고인의 아들 안다빈씨가 인사말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 뉴스1
고 안성기 영결식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렸다. 고인의 아들 안다빈씨가 인사말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 뉴스1

유 교수는 먼저 “암 환자에게 기도 폐쇄는 일반적으로 흔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기도가 막히려면 매우 끈적한 음식물이 후두나 기관 입구를 완전히 막아야 하는데, 이는 일상적인 식사 중에는 잘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통 어린아이가 알사탕이나 젤리를 삼키다 사고를 당하거나, 고령자가 큰 떡을 급하게 먹을 때 발생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라고 했다.

다만 특정 조건이 겹치면 암 환자에게도 기도 폐쇄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삼킴곤란이다. 두경부암이나 식도암, 위암 수술 이후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인두와 후두 부위의 근육이 약해질 수 있다. 삼키는 동작 역시 근육 운동이기 때문에, 기능이 저하되면 음식물이 기도로 잘못 넘어갈 위험이 커진다.

두 번째는 의식 저하 상태다. 암성 통증이 심해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는 경우 의식이 흐려질 수 있다. 이때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할 기침 반사가 둔해지면서,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도 즉각적인 방어 반응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유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기도 폐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 / 유튜브 '유성호의 데맨톡(Deadmantalk)'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 / 유튜브 '유성호의 데맨톡(Deadmantalk)'

세 번째로 언급된 요인은 악액질이다. 암이나 결핵, 심부전 등 만성 질환 말기에 나타나는 대사 이상 상태로, 전신 근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것이 특징이다. 고령이 겹치면 삼키는 힘 역시 현저히 떨어진다. 유 교수는 “암 환자들이 자다가 폐렴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폐렴이 기도 폐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거듭해서 “암 환자라고 해서 기도 폐쇄를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조기에 치료를 받고, 표준화된 치료 과정을 잘 따른 환자라면 이런 위험은 매우 낮다는 설명이다. 기도 폐쇄는 어디까지나 특수한 조건이 겹쳤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예외적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영상 말미에서 유성호 교수는 오랜 팬으로서 고인을 애도하는 마음도 전했다. 그는 “투캅스 시절부터 안성기의 연기를 좋아했다”며 “따뜻한 연기를 오랫동안 보여준 배우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성기가 남긴 예술적 유산은 앞으로도 오래 기억될 것이라며 명복을 빌었다.

한편 안성기는 지난 5일 세상을 떠났다. 그는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거쳐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이후 암이 재발해 다시 투병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의 갑작스러운 비보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고, 이번 유 교수의 설명은 그 죽음을 둘러싼 궁금증을 차분히 짚는 계기가 되고 있다.

유튜브, 유성호의 데맨톡(Deadmantalk)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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