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생채 만들 땐 숫자 '54321'만 기억하세요…이걸 왜 모르고 살았죠
2026-01-13 20:44
add remove print link
54321 비율만 기억하면 실패 없는 무생채의 '비결'
겨울 무는 별다른 손질 없이도 맛이 완성되는 재료다. 수분이 많고 단맛이 올라와 있어 생으로 무쳐도 쓴맛이 거의 없다. 그래서 무생채는 재료보다 비율이 전부라는 말이 나온다. 요리 고수로 알려진 배우 류수영이 공개한 무생채 비법도 결국 숫자 하나로 정리된다. 복잡한 계량 없이 ‘54321’만 기억하면 실패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

이 방식은 겨울 무 500g 기준이다. 무는 껍질을 벗기지 않고 흙만 깨끗이 털어낸 뒤 채를 썬다. 껍질 근처에 단맛이 몰려 있어 굳이 벗길 이유가 없다. 너무 얇게 썰면 물이 빨리 빠져 식감이 무너지고, 너무 두꺼우면 양념이 겉돈다. 젓가락보다 약간 두꺼운 정도가 적당하다.
양념 비율의 핵심은 '고춧가루 5, 설탕 4, 식초 3, 간장 2, 액젓 1'이다. 모두 같은 숟가락 기준으로 맞춘다. 이 비율이 ‘54321’이다. 고춧가루가 기본 색과 매운맛을 만들고, 설탕이 겨울 무의 단맛을 끌어올린다. 식초는 새콤함보다 전체 맛을 정리하는 역할을 하고, 간장은 감칠맛의 중심을 잡는다. 액젓은 마지막에 깊이를 더하는 역할이다.

순서도 중요하다. 채 썬 무에 설탕과 천일염을 먼저 넣어 가볍게 섞는다. 겉절이나 무생채에는 천일염이 어울린다. 무가 숨을 죽이기 시작하면 물이 나오는데, 이 물이 바로 양념의 바탕이 된다. 물을 버리지 않는다. 이 상태에서 고춧가루를 먼저 넣어 색을 입힌다. 고춧가루가 무에서 나온 수분을 흡수하면서 텁텁하지 않은 양념장이 만들어진다.
색이 고르게 돌면 식초, 간장, 액젓 순으로 넣는다. 간장을 한꺼번에 붓지 않고 가장자리에 나눠 넣는 것이 좋다. 한 지점에 몰리면 색이 검게 변해 보기에 좋지 않다. 액젓은 까나리액젓처럼 향이 가벼운 종류가 어울린다. 멸치액젓보다 산뜻하다.

이 무생채의 특징은 마늘과 양파를 넣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늘이 들어가면 맛이 무거워지고, 겨울 무의 단맛이 가려진다. 대신 파만 사용한다. 파는 향을 더하되 주재료를 덮지 않는다. 손으로 조물조물 무치면 삼투압 작용으로 무가 더 낭창해진다. 젓가락이나 집게보다 손으로 무칠 때 식감이 더 좋다.
무친 직후에도 먹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맛이 완전히 달라진다. 한두 시간 지나면 수분이 더 나오고 양념이 걸쭉해진다. 다음 날이 되면 색이 짙어지고 맛이 깊어진다. 김치처럼 시원한 맛보다는 달고 감칠맛이 살아 있는 무생채에 가깝다. 아삭하면서도 쉽게 부러지지 않는 식감이 유지된다.

보관은 간단하다. 바로 먹을 예정이라면 굳이 다른 용기에 옮기지 않아도 된다. 마르지 않게 덮어 서늘한 곳이나 냉장고에 두면 된다. 냉장 보관을 하면 시원함이 더해지지만, 겨울 무의 단맛은 실온에서 잠시 두었을 때 더 잘 살아난다.
무생채는 재료보다 기준이 중요한 반찬이다. 숫자 '54321'만 기억하면 간이 흔들리지 않는다. 계량컵 없이도 손맛을 재현할 수 있는 방식이다. 겨울 무가 맛있는 지금, 이 비율 하나로 무생채의 기준이 달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