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발포령 정황까지…이란 '1만 2000명 사망' 추정치에 전 세계 충격
2026-01-14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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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애국자들이여 계속 싸워라”…시위대 공개 지지
이란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가 대규모 유혈 사태로 번지면서 사망자 수가 최대 수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란의 경제난을 계기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17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시위 진압 과정에서 수천 명에서 많게는 1만2000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추정이 해외 인권단체와 반체제 매체를 통해 제기됐다고 13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 국영방송 첫 피해 인정...통신 차단 장기화
영국에 본부를 둔 이란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란 전역에서 최소 1만 200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관계자와 대통령실 소식통 그리고 의료기관 자료와 유족 및 목격자 증언을 종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망자는 주로 8일부터 9일 사이 집중적으로 발생했으며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직접 지시와 삼부 요인의 승인 아래 보안군의 실탄 발포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이를 이란 현대사상 최대 규모의 학살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통신이 차단된 상황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에 기반한 인권단체 인권운동가뉴스통신 HRANA는 사망자 수를 약 2000명으로 집계했다. 이 가운데 1847명은 시위 참가자이며 군과 경찰 등 정부 측 사망자는 135명으로 파악됐다. 어린이 9명과 시위와 무관한 민간인 9명도 숨졌으며 체포된 인원은 1만 6700명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최소 550명 이상이 구금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기반 이란인권 IHR은 시위대 734명이 사망했고 수천 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확인 정보에 따르면 사망자가 최대 6000명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IHR은 중부 이스파한 지역의 법의학 시설에 등록된 시위 관련 사망자만 1600명에 달한다며 희생자의 상당수가 30세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사망자는 일반 탄환과 산탄에 동시에 맞은 흔적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 국영방송도 피해 인정...통신 차단 지속
이란 국영방송도 이번 시위로 인한 대규모 인명 피해를 사실상 처음 인정했다. 이란 국영TV는 무장 테러단체의 공격으로 많은 순교자가 발생했다며 보안군 장례식이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사망 책임을 시위대와 연계된 테러 세력에 돌리며 정부의 직접 책임은 부인했다.

이란 당국은 시위가 격화되자 지난 8일부터 인터넷과 통신을 전면 차단했다. 휴대전화 해외 통화 일부는 허용했지만 인터넷과 문자 서비스는 여전히 제한된 상태다. 정부 승인 웹사이트를 제외한 해외 사이트 접근도 차단됐다. 일부 시민들은 스타링크 위성 통신 장비를 통해 외부와 연락을 시도했고 당국은 위성 접시 단속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목격자들은 테헤란과 주요 도시 중심부에 중무장한 보안 병력이 배치됐으며 정부 건물 일부가 불에 탔고 거리를 오가는 시민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헬멧과 방탄복을 착용한 경찰과 혁명수비대 그리고 바시즈 민병대가 곤봉과 산탄총 최루가스를 들고 주요 교차로를 통제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 국제사회 압박 속 트럼프 공개 개입 시사
사법 절차를 둘러싼 인권 침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은 체포된 시위 가담자들의 자백 영상을 잇따라 송출하고 있으며 해외 인권단체들은 강압과 고문에 의한 자백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약식 재판과 즉결 처형 위험이 있다는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평화 시위대에 대한 살해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해 폭력을 정당화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럽연합은 추가 제재를 논의 중이며 이슬람혁명수비대를 테러단체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은 자국 주재 이란 대사를 초치해 폭력 진압에 항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이란 시위대를 애국자라고 부르며 정부 기관을 점령하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그는 시위대에 대한 살상이 중단될 때까지 이란 당국자들과의 모든 접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으며 미국의 지원이 곧 도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 이후 중동 정세 불안 우려로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러시아는 외부 세력의 이란 내정 개입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란 정부에 대한 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란 사태를 둘러싼 국제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실제 사망자 규모를 둘러싼 진실 공방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