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폐암, 81.8%는 담배 탓… 데이터가 가리킨 잔혹한 진실
2026-01-1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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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이 폐암 위험의 81.8%…의학적 인과관계 입증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 연구원이 국립암센터 연구팀의 폐암 발생 예측 모형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담배 소송 대상자의 폐암 발생 위험 중 흡연이 차지하는 비중이 81.8%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는 흡연과 폐암 사이의 인과관계를 의학적으로 재입증하는 수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 연구원은 12일 국립암센터 연구팀이 개발해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던 한국 남성 대상 폐암 발생 예측 모형을 활용한 분석 결과를 내놨다. 이번 분석은 담배 소송 대상자 중 30세에서 80세 사이의 남성 폐암 환자 2116명의 실제 정보를 해당 모형에 대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환자들의 폐암 발생 위험도에서 흡연이라는 단일 요인이 차지하는 기여도는 81.8%로 집계됐다. 이는 폐암 발병의 절대적인 원인이 흡연에 있음을 수치로 증명한 셈이다.
분석에 활용된 예측 모형은 국립암센터 연구팀이 지난 2013년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1996년부터 1997년 사이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수검자 가운데 암 과거력이 없는 30세 이상 80세 이하 남성을 표본으로 삼았다. 이들을 2007년까지 장기간 추적 관찰하며 축적된 건강보험 빅데이터가 모형의 기반이 됐다. 예측모형은 단순히 흡연 여부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하루 흡연량, 흡연을 시작한 연령, 현재 흡연 상태 등 구체적인 흡연 습관을 변수로 포함한다. 여기에 체질량지수(BMI), 신체활동 정도, 연령 등 다양한 위험 요인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8년 후의 폐암 발생 위험을 예측하도록 설계됐다. 해당 모형은 개발 당시 한국 남성의 폐암 발생을 예측하는 데 있어 매우 높은 정확도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번 결과가 실제 흡연의 위험성을 오히려 과소평가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2013년 당시 예측 모형 연구를 수행했던 남병호 박사는 이번 분석 대상인 담배 소송 환자들의 경우 BMI를 비롯한 일부 건강지표 데이터를 모형에 완벽히 대입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필수적인 건강 정보가 누락된 상태에서 도출된 수치이기에 실제 폐암 발생에서 흡연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번에 확인된 81.8%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세대학교 융합 보건의료 대학원 박소희 교수 역시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박 교수는 해당 예측 모형이 선암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폐암 발생 위험을 포괄적으로 추정한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진행 중인 담배 소송의 주요 대상 암종은 소세포폐암과 편평세포 폐암이다. 이 두 암종은 의학적으로 흡연과의 연관성이 다른 폐암보다 더욱 뚜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교수는 이러한 점을 근거로 실제 소송 대상자들의 폐암 발병 위험에서 흡연이 차지하는 비중은 81.8%를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성인 건강보험 연구원장은 이번 분석이 가지는 의학적, 법적 의미를 강조했다. 동일한 환자를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렸을 때 흡연이라는 변수를 제거하면 폐암 발생 위험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이는 통계적 상관관계를 넘어 흡연과 폐암 사이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장 원장은 이번 분석 결과가 향후 진행될 담배 소송 항소심에서 재판부의 판단을 돕는 결정적인 의학적 근거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