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법률] 임차주택 매수하면 전세 대항력 소멸…대법원 “전세대출 보증기관 면책 가능”
2026-01-1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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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인이 소유권 취득 시 대항력·우선변제권 동시에 소멸 판시
전세대출 보증 약관상 면책 조항 유효성 첫 명확화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임차인이 거주하던 주택을 직접 매수해 소유권을 취득할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소멸하고 이에 따라 전세자금대출 보증기관도 보증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전세대출 이용 임차인과 금융기관 모두에게 중요한 기준을 제시한 판례로 평가된다.
대법원은 지난 1월 8일 선고한 판결(2025다213466)에서 “임차인이 임차주택의 소유권을 취득하면 임차권은 소유권과 혼동돼 소멸하고, 이에 부여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도 함께 소멸한다”고 판단했다 .
이번 사건은 임차인이 임대차 기간 중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하면서 보증기관의 보증을 받았고, 이후 해당 주택을 매수해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친 뒤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대출을 실행한 은행은 보증기관을 상대로 보증채무 이행을 청구했으나, 쟁점은 임차인의 법적 지위 변화가 보증 책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였다.
대법원은 판시사항에서 먼저 대항력의 법적 성격을 정리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은 주민등록과 점유를 통해 ‘임차권의 존재’를 제3자에게 공시하는 기능을 갖는데, 임차인이 주택을 매수해 소유자가 되면 해당 주민등록은 더 이상 임대차 관계를 공시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고 봤다. 소유권 이전 이후에는 제3자가 이를 ‘소유자의 점유’로 인식할 뿐, 임차권의 존속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어 대법원은 혼동(混同)의 법리를 적용했다. 임차권이 임차인에게 귀속된 소유권과 동일인에게 귀속되면서 혼동으로 소멸하고, 그 결과 임차권에 부수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 역시 소유권 취득 시점에 소멸한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보증 약관에 ‘대항력 상실 시 보증기관 면책’ 조항이 있는 경우, 보증기관은 보증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전세자금대출을 이용 중인 임차인이 주택을 매수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법적 효과를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임차인의 지위에서 소유자로 전환되는 순간,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보호가 종료되고 전세대출 보증 구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임차인의 법적 지위 변화가 전세대출 보증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상옥 변호사(법률사무소 명건)는 “임차인이 주택을 매수해 소유권을 취득하는 경우, 임대차 관계가 종료되면서 대출과 보증 관계에도 연쇄적인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며 “주택 매수는 단순한 주거 형태의 변화로만 볼 수 없고, 관련 법률관계 전반을 사전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