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만 5조원 몰렸다… 현대캐피탈, 업계 최초로 뚫은 '이곳'

2026-01-19 18:00

add remove print link

현대캐피탈, 여신사 최초 유로화 공모채권 5억 유로 발행 성공

현대캐피탈이 국내 여신 전문 금융업계 최초로 5억 유로 규모의 유로화 공모채권 발행에 성공하며 글로벌 자금 조달 포트폴리오를 유럽 시장으로 확장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14일 총 5억 유로 규모의 유로화 공모채권 발행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약 8595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번 발행은 현대캐피탈 본사가 직접 주관한 첫 번째 유로화 공모채권이자, 국내 여신 전문 금융사(카드·캐피탈 등 수신 기능 없이 대출·할부 등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사)로서는 전례가 없던 시도다. 자금 시장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유럽 자본시장의 문턱을 넘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는다.

현대 캐피탈 / 현대
현대 캐피탈 / 현대

채권의 만기는 3년이며 단일 트렌치 구조로 발행됐다. 발행 금리는 유로 미드스와프(EUR Midswap) 금리에 0.52%포인트(52bp)를 더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미드스와프란 유럽 은행 간 자금 거래에 쓰이는 기준 금리로 채권 가격 산정의 척도가 된다. 여기에 붙는 가산 금리(스프레드)가 52bp 수준이라는 것은 발행사의 신용도가 양호하다는 시장의 평가를 방증한다. 글로벌 금리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조건으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한 셈이다.

유럽 현지 투자자들의 수요는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당초 현대캐피탈이 계획한 발행 금액 대비 7.6배에 달하는 주문이 몰렸다. 접수된 주문 총액만 38억 유로를 넘어섰다. 투자자들의 이러한 호응은 모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실적 호조와 밀접하게 연동된다. 최근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판매량이 늘고 브랜드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전속 금융사(Captive)인 현대캐피탈의 재무적 가치와 성장성 또한 높게 평가받은 결과다.

이번 딜에는 글로벌 유수의 금융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BofA Securities), 크레디 아그리콜 CIB, 홍콩상하이은행(HSBC), 아이엔지(ING), 미쯔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이 주간사를 맡아 발행 전 과정을 조율했다. 조달된 5억 유로는 전액 현대자동차그룹의 신차 할부 금융 지원과 회사 운영 자금으로 투입된다. 자금의 용처가 본업의 경쟁력 강화와 직결되어 있어 투자자들에게 안정감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이번 성과는 특정 통화에 편중됐던 조달 구조를 다변화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그동안 국내 캐피탈사들은 자금 조달 시 원화 채권이나 미국 달러화 채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유로화 시장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고 절차가 까다로워 국내 여전업권에서는 미개척지에 가까웠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발행을 통해 달러화 중심의 외화 조달 파이프라인을 유로화까지 확장하며 환율 변동이나 특정 국가의 통화 정책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다졌다.

또한 현대캐피탈이 현재 영국 등 유럽 4개국에서 5개의 금융 법인을 자회사로 운영 중인 점도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본사가 유럽 자본시장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름에 따라, 산하 유럽 법인들이 향후 독자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때도 긍정적인 평판 효과(Halo Effect)를 누릴 수 있게 됐다. 글로벌 본사로서의 자금 조달 능력이 입증되면서 현지 법인들의 영업 활동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영석 현대캐피탈 재경본부장(CFO)은 이번 발행을 투자자 저변 확대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정의했다. 그는 그동안 미국 투자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던 글로벌 투자자 풀(Pool)을 유로화권 투자자까지 본격적으로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캐피탈은 앞으로도 글로벌 자본시장의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조달 통화를 지속적으로 다변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자금 조달 구조를 구축해 경영 안정성과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