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처럼 생겼는데 '이것' 들어가…겨울에 너무 추운 '전주'에서 꼭 먹는다는 이 음식

2026-01-19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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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김치와 오래된 끓임으로 완성되는 겨울 음식

최강 한파가 몰아쳐 날씨가 추울수록 당연히 따뜻한 국이나 탕을 찾게 된다.

전주에선 겨울이 깊어질수록 사람들의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향하는 음식이 있다. 얼큰하면서도 묵직한 국물로 속을 단단히 채워주는 오모가리탕이다. 전주의 오모가리탕은 단순히 매운 찌개나 탕의 범주를 넘어, 추위를 견디는 방식이자 지역의 식문화가 축적된 한 그릇으로 받아들여진다.

오모가리탕의 이름부터가 낯설게 느껴지지만, 그 뿌리는 비교적 소박하다. 오모가리는 원래 김치를 담거나 음식을 저장하던 작은 옹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옹기에 푹 익은 김치와 고기, 여러 재료를 넣고 오래 끓여내던 방식에서 오모가리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전주에서는 특히 이 조리법이 겨울철 국물 요리로 자리 잡으며 지역색을 더했다.

유튜브 '전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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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식 오모가리탕의 핵심은 잘 익은 김치다. 막 담근 김치가 아니라 최소한 한 계절 이상 숙성된 신김치를 사용한다. 김치의 산미가 충분히 올라와 있어야 국물에 깊이가 생기고, 오래 끓여도 맛이 흐려지지 않는다. 여기에 돼지고기나 등뼈, 혹은 소고기를 더해 육향을 보완한다. 김치와 고기가 함께 끓으면서 기름기와 산미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것이 이 탕의 기본 구조다.

조리 과정은 단순해 보이지만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센 불에서 빠르게 끓이기보다 중약불에서 오랫동안 끓여 김치가 완전히 풀어질 때까지 기다린다. 이 과정에서 김치의 섬유질은 부드러워지고, 국물에는 묵직한 점성이 생긴다. 전주 오모가리탕이 유독 진하다고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물이 맑기보다는 농도가 있고, 숟가락을 움직일 때 저항감이 느껴진다.

유튜브 '전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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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 역시 자극적이기보다는 누적된 맛에 가깝다. 고춧가루를 과하게 넣지 않고, 김치 자체의 매운맛과 발효된 감칠맛을 중심으로 간을 맞춘다. 마늘과 생강은 향을 살리는 정도로만 사용되며, 된장을 소량 넣어 깊이를 더하는 집도 있다. 이 된장의 존재는 국물 맛을 전면에 드러내기보다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전주에서 오모가리탕이 특히 겨울 음식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체감 온도와도 맞닿아 있다. 전주는 분지 지형의 영향으로 겨울 추위가 매섭게 느껴지는 날이 많다. 찬 공기에 오래 노출된 몸은 자연스럽게 뜨겁고 자극적인 국물을 원하게 된다. 오모가리탕은 먹는 순간부터 속까지 열이 퍼지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추위를 이겨내는 데 적합한 음식으로 인식돼 왔다.

이 탕은 단순히 매운맛으로 끝나지 않는다. 김치가 충분히 익어 들어가 있어 먹고 나면 속이 편안해진다는 반응도 많다. 발효된 김치의 유산균과 고기에서 나온 단백질이 함께 어우러지며 포만감이 오래 지속된다. 그래서 전주에서는 오모가리탕을 해장용으로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날의 피로를 풀기보다는, 겨울철 몸을 단단히 채우는 한 끼로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유튜브 '전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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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과의 궁합도 빼놓을 수 없다. 전주 오모가리탕은 국물 자체가 진해 밥을 말아 먹기보다, 밥을 따로 떠서 국물에 적셔 먹는 방식이 잘 어울린다. 김치와 고기가 이미 충분히 들어가 있어 별다른 반찬 없이도 한 상이 완성된다.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오모가리탕 앞에서는 화려한 반찬보다 국물의 존재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최근에는 전주를 찾는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오모가리탕이 겨울 별미로 알려지고 있다. 전주비빔밥이나 콩나물국밥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현지에서는 계절이 오면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주의 겨울을 이해하려면 오모가리탕 한 그릇을 맛봐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오모가리탕은 화려한 조리법이나 특별한 재료로 완성되는 음식이 아니다. 오래 익힌 김치와 시간을 들인 끓임, 그리고 추운 계절을 견뎌온 지역의 식습관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전주에서 겨울에 오모가리탕을 먹는다는 것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계절과 몸의 상태를 함께 고려한 선택에 가깝다. 그 한 그릇 안에는 전주의 겨울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유튜브, 전주시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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