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북한 침투, 공교롭게도 이 대통령 주요 외교행보 때 이뤄져
2026-01-2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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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안보 갈등 빚으려고 무인기 사건 기획했나
"정보사, 무인기 업체 접촉해 북한 촬영 영상 받아"
정보사, 북한매체 지원금 제공하고 사례비도 지급?
"무인기 회사 통제 안 된다" 정보사 내부 보고까지

군 정보기관 국군정보사령부가 민간 무인기 대북 살포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의도적으로 묵인했을 가능성이 20일 제기됐다. 정보사가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것으로 알려진 민간 업체와 2024년부터 접촉해 온 정황이 확인되면서다.
뉴스1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정보사는 2024년부터 중형 드론 설계·제작 전문 업체와 지속적으로 접촉해 왔다. 이 업체는 자신이 무인기 살포 당사자라고 밝혔던 30대 A 씨와 무인기 제작자로 지목된 B 씨 등이 함께 설립한 회사다. 해당 회사에서 A 씨는 이사로, B 씨가 대표로 재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사의 한 요원은 이 업체가 2022년 12월 북한의 대남 무인기 도발을 계기로 창업했다는 것을 파악한 뒤 업체 측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를 설립한 이들이 박근혜 정부 때부터 꾸준히 보수단체 등에서 활동하면서 보수적 대북관을 가진 것이 확인된 점도 접촉의 주요한 이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정보사 요원은 이 업체로부터 북한 지역을 촬영한 사진을 받아 관련 내용을 검토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해당 업체가 정보사와 접촉하기 전에 이미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A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무인기 살포 시점을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 초까지 세 번이라고 밝혔는데, 실제로는 2024년부터 민간 차원의 무인기가 북한 지역을 오갔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정보사 요원은 이 업체에게 지속적으로 정보 제공을 요청하고 사례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뉴스타파는 전날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A 씨가 정보사의 지원을 받아 군의 공작 업무를 수행하는 위장 회사를 운영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북한 관련 소식을 주로 전하는 인터넷 매체 'NK 모니터'와 '글로벌 인사이트'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정보사가 1000만 원 상당의 지원금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소식통의 전언이 사실일 경우 군과 경찰의 합동조사 대상에 해당 업체 주요 관계자는 물론 정보사도 포함될 필요성이 있다. 특히 무인기의 살포 횟수가 구체적으로 몇 번인지, 정보사가 관련 상황에 어디까지 개입했는지에 따라 처벌 대상과 수위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보사가 이른바 평양 무인기 사건을 앞두고 이 업체를 통해 북한에 무인기를 보내는 것이 작전상 괜찮은지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앞서 군은 윤석열 정부의 군이 2024년 10월 3일부터 11월 19일까지 11회에 걸쳐 18대의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정보사 요원이 이 업체 측에 무인기 살포를 지시하거나 살포 관련 구체적 협의를 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통상적인 정보기관의 활동 범주를 벗어났는지 여부가 불확실한 것이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정보사 요원과 업체 측의 불협화음도 발생했다고 한다. 업체 측에서 필요 이상으로 대북 무인기 활동을 자주 진행해 해당 요원이 ‘관리에 문제가 있다’, ‘통제가 안 된다’는 취지로 상부에 보고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업체에서 대북 전문 이사로 재직한 C 씨는 당초 국가정보원과 꾸준히 소통을 해왔으나 정보사에서 제공하는 사례비가 더 많아 당국과의 소통 채널을 바꾸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등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정보기관의 활동이 허술하게 진행된 정황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을 조사하는 군·경 합동조사 태스크포스는 정보사의 개입 여부와 수준까지 조사 대상을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현재까지 파악한 전모가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가기관이 연관돼 있다는 설도 있다"며 "멋대로 무인기의 대북 살포를 과감하게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철저하게 수사해 다시는 이런 짓을 못 하게 엄중하게 제재해야 한다"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보안 차원에서 대북정보수집을 할 수는 있지만 불법 목적으로 무인기를 격침시킨다거나 민간인이 북한지역에 무인기 침투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어떻게 민간인들이 이런 상상을 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어 "수사를 계속하겠지만 국정기관이 연관됐다는 설도 있다"면서 "불필요한 남북 간 긴장 조성은 경제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최첨단 과학기술 또는 국방 역량이 발전한 상태에서도 무인기가 왔다갔다 넘어가는 것을 체크하지 못하냐"며 민간인이 보낸 무인기를 군이 왜 포착하지 못했는지도 물었다. 안 장관이 "레이더로 체크하는데 무인기는 미세한 점만 보인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방공망에 구멍이 났다는 이야기다. 필요하면 장비 개선을 하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10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명의로 지난해 9월 27일과 올해 1월 4일 두 차례에 걸쳐 한국의 무인기가 북한에 침투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주장한 날짜는 이 대통령의 주요 외교 행보와 맞물렸다. 지난해 9월 27일은 이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던 시기였고, 올해 1월 4일은 중국을 순방한 시기였다.
군경합동조사 태스크포스는 일부러 안보 갈등을 빚으려는 의도로 무인기 사건을 기획했을 가능성을 상정하고 수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인기 침투 용의자로 특정된 A 씨는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스크포스는 무인기를 운용한 목적에 따라 항공안전법이나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을 넘어 일반이적죄까지 적용 여부를 따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이적죄는 군사상 이익을 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