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걸레’로 불리는데... 겨울엔 무조건 먹으라는 한국의 소울푸드 생선

2026-01-2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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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보양식의 최강자로 불리는 물고기

아귀 / '입질의추억TV'
아귀 / '입질의추억TV'

"바다의 걸레", "물텀벙이"라는 험한 별명으로 불리는 생선. 흉측한 외모 탓에 오랫동안 외면받아온 이 생선이 사실은 겨울 보양식의 최강자라는 사실을 전문가가 조명하고 나섰다.

수산물 전문가 김지민이 21일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오랫동안 기피했던 제 자신을 반성합니다... 겨울에 무조건 먹어야 하는 한국의 소울 푸드 생선'이란 제목의 영상에서 아귀의 진면목을 소개했다.

영상 속 아귀의 첫인상은 기괴하다. 2중, 3중으로 배열된 날카로운 이빨, 곳곳에 박힌 가시까지 죽어서도 다루기 힘든 생선이다. "등 지느러미 기조가 변형돼 낚시를 한다. 이걸로 물고기를 유인해 접근하면 아귀한테 제압당하는 것"이라는 설명에서 알 수 있듯이 아귀는 바닥에 깔고 앉아 먹잇감을 기다리는 포식자다.

아귀는 흥미로운 생선이다. 생물학적으로 정의된 표준명은 '황아귀'다. 한국에는 황아귀와 아귀 두 종이 서식하는데, 아귀 유통량의 90%를 차지하는 것이 황아귀다. 크기도 적당한 황아귀와 달리 진짜 아귀는 1m가 넘는 초대형이다. 다만 황아귀가 맛도 더 좋다고 알려져 있고 가격 차이도 없어 상인들이 구분해서 팔지 않는다.

아귀 수육을 만드는 모습. / '입질의추억TV'
아귀 수육을 만드는 모습. / '입질의추억TV'

아귀는 전국 연안 어디서나 잡히지만 그중에서도 남해와 동해 남부쪽 포항, 마산의 아귀가 으뜸으로 친다. 특히 아귀찜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아귀 손질은 쉽지 않다. 먼저 진흙을 막걸리로 씻어내고, 위험한 위턱과 아래턱을 제거한다. 눈알은 터지면 냄새가 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제거해야 한다. 위장과 식도는 버리지 않고 따로 보관한다. 내용물을 비우고 뒤집어서 소금에 문지르면 먹을 수 있는 부위가 된다.

아귀에서 나오는 부위는 다양하다. 꼬리 쪽의 두툼한 살은 거의 메인 요리감이다. 랍스터처럼 탱글탱글하면서도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식감이 특징이다. "보기에는 지방이 없어 보이지만 은근히 있다. 씹을 때 육즙이 달콤하다"는 평가처럼 담백하면서도 단맛과 지방감이 살아있다.

아귀 알도 별미다. 봄부터 여름 사이에 산란하는데, 제철인 요즘엔 알이 가득 차 있다. 심장도 먹는 부위다. 가시 부분에 붙은 살도 빨아먹으면 된다.

영상에서는 아귀 수육과 안키모(아귀 간) 두 가지 요리를 선보인다. 아귀 수육은 의외로 간단하다. 멸치 다시마로 육수를 우려내고 손질한 아귀살을 7분 정도 끓인다. 신선하기에 완전히 익힐 필요는 없다. 콩나물과 미나리, 쪽파를 넣고 자작하게 끓이면 완성할 수 있다.

폰즈 소스에 찍어 먹는 아귀 수육은 겨울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다. "금태처럼 기름진 풍미가 있는 건 아니지만, 좋은 의미로 담백하다. 아무 맛이 없는 게 아니라 단맛도 있고 지방감도 있고, 국물에서는 감칠맛도 엄청나다"는 평가가 나왔다. 샤브샤브처럼 얇게 썰어 육수에 담가 먹거나 남은 육수에 죽이나 칼국수를 말아 먹어도 좋다.

아귀 수육. / '입질의추억TV'
아귀 수육. / '입질의추억TV'

안키모는 아귀 간을 찐 일본식 요리다. 손질이 관건이다. 핏줄과 막을 꼼꼼히 제거해야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물에 씻으면 안 된다. 또 청주와 소금만으로 밑간을 한다. 호일로 모양을 잡아 끓는 물에 청주를 약간 넣고 20~25분 정도 찐다.

안키모의 매력은 입에서 스르륵 녹는 식감이다. "진짜 고소하다. 이래서 아귀 간, 아귀 간 하는구나"라는 감탄이 나올 정도다. 폰즈 소스에 찍어 먹거나, 다진 파를 올려 먹으면 된다.

더 놀라운 건 안키모 소스다. 찐 안키모를 으깨서 물, 간장, 가쓰오부시로 만든 육수에 넣고 졸인다. 생크림을 약간 넣으면 더욱 부드럽다. 이 소스는 아귀 수육에 곁들이면 환상적인 조합이 된다. "수육 먹을 때 왜 폰즈 소스만 생각하고 이건 생각을 못 할까?"라는 의문이 나올 정도다.

안키모 소스는 활용도가 높다. 광어회에 올려 먹거나 초밥에 올려 먹어도 좋다. "안키모보다 이 소스가 더 좋다. 호불호가 없다"는 평가처럼, 아귀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과거 대가족 시대에는 흔했던 아귀 요리가 1인 가구 증가로 점차 사라졌지만 손질된 아귀를 구입하면 가정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겨울철 보양식으로 아귀만 한 게 없다는 재발견이 이뤄지고 있다.

아귀 / '입질의추억TV'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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