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대박 터진 '이 약' 하나가… CG녹십자 7년 적자 고리 끊었다
2026-01-2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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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적자 고리 끊은 GC녹십자, 사상 최대 실적의 비결은?
GC녹십자가 2025년 연간 매출 1조 9913억 원을 기록하며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7년간 이어지던 4분기 적자 고리를 끊어내고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끌어 올리는 수익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국내 제약업계의 전통 강자인 GC녹십자가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26일 공시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18.5% 늘어난 1조 9913억 원으로 집계됐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은 691억 원을 나타내며 전년 실적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성과를 냈다.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지점은 지난 7년간 매년 적자를 기록했던 4분기 실적이 이번에 흑자로 돌아서며 턴어라운드(실적 반등)에 성공했다는 사실이다. 고마진 제품이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자회사의 경영 효율화가 맞물리며 사업 전반의 기초 체력이 단단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성장의 일등 공신은 미국 시장에 안착한 정맥주사형 면역글로불린 알리글로다. 알리글로는 연간 1,500억 원(약 1억 600만 달러)이 넘는 현지 매출을 기록하며 단일 품목으로서 회사의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성공적인 진입은 단순한 매출 증대를 넘어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는 척도가 됐다. 희귀 질환 치료제인 헌터라제와 수두백신 배리셀라주 역시 출시 이후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헌터라제는 전년보다 20% 성장한 744억 원을 기록했고, 배리셀라주는 외형을 두 배 이상 키운 321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들 핵심 품목은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사업 부문별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혈장분획제제가 5602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처방의약품 부문은 4798억 원, 백신제제는 300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일반의약품과 소비자 헬스케어 부문도 1197억 원의 실적을 내며 전 사업 영역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혈장 사업의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수한 ABO플라즈마의 변화가 눈에 띈다. 지난해 하반기 도입한 신규 혈장 채취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운영 효율이 크게 개선됐다. 4분기 적자 폭을 축소한 ABO플라즈마는 올해 영업 적자를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요 계열사들 또한 사업 구조 재편과 본업 집중을 통해 안정을 찾고 있다. 세포·유전자 치료제 전문 기업 GC셀은 매출 1655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을 31% 줄였다. 당기순이익 측면에서 발생한 일시적 변동은 과거 합병 과정에서 인식된 영업권 자산(회사를 인수할 때 지불한 프리미엄 수치)의 가치를 현재 시점에서 재평가하며 발생한 회계적 현상이다. 이는 실제 현금이 회사 밖으로 빠져나가는 손실이 아닌 장부상의 일회성 처리인 만큼 사업의 본질적인 경쟁력과는 무관하다는 분석이다. 영양 수액제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GC녹십자웰빙은 1647억 원의 매출과 17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그룹 내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GC녹십자는 2025년의 성과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도록 글로벌 공급망 최적화와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신약 개발 프로젝트)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가 지속되고 있고 해외 각국에서 백신과 혈장제제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2026년에도 외형 성장과 수익성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핵심 사업의 견고한 실적 위에 자회사들의 경영 개선 성과가 더해지면서 전사적인 성장 흐름이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부적으로는 내실 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다.
이러한 공격적인 행보와 수치적 성과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전반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규모 R&D 투자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를 증명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평가도 우호적이다. GC녹십자는 이번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글로벌 생명공학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 가도를 달릴 준비를 마쳤다. 앞으로도 글로벌 규제 기관의 기준에 부합하는 품질 관리와 혁신적인 치료제 공급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