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값 담합 4000억 탈세 혐의 17개 업체 조사... 자녀 유학비·슈퍼카 구입 등 파악
2026-01-2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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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부담 키운 기업들의 불공정 거래
국세청이 생활필수품 가격을 부당하게 올려 이득을 챙기면서 세금까지 탈루한 17개 업체에 대해 세무조사를 시작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최근 5년 동안 총 4000억 원 규모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다.
조사 대상에는 가격 담합을 한 독과점 기업 5곳, 원가를 부풀린 제조 및 유통업체 6곳, 거래 질서를 어지럽힌 먹거리 유통업체 6곳 등이다. 이와 함께 대기업 2곳, 중견기업 2곳도 포함됐다.
국세청은 불공정 행위로 서민의 부담을 키우고 사주 일가의 이익만 챙긴 기업들을 중점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식품 첨가물을 만드는 대기업 A사는 설탕 등의 가격과 인상 시기를 담합해 1500억 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담합의 대가로 B사의 계열사에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급했으며 원재료를 비싸게 산 것처럼 꾸며 이익 수십억 원을 줄여 신고했다.
또한 사주 일가의 회사인 C사에 유지보수 비용을 과하게 주거나, 미국 사무소 운영비를 부풀려 사주 자녀의 체재비로 썼다.
70대 사주 부모에게 8억 원의 가짜 인건비를 지급해 소득을 적게 신고한 업체도 적발됐다.
위생용품 업체 D사는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가격을 33.9% 올렸다. 이들은 관계 법인 E사에 300억 원대 판매장려금과 50억 원대 수수료를 과하게 지급해 비용을 부풀렸고, 광고비 등 500억 원대 이익을 몰아줬다.
유아용 화장품 업체 G사는 원재료 가격이 올랐다는 핑계로 제품 가격을 12.2% 인상했으나, 실제로는 법인이 개발한 상표권을 사주 명의로 등록한 뒤 법인이 수십억 원에 사게 해 사주에게 돈을 보냈다.
사주는 2억 원이 넘는 업무용 차량(슈퍼카)을 개인적으로 썼으며 아파트 인테리어 비용도 회삿돈으로 냈다.
수산물 유통업체 K사와 원양어업 업체 M사는 중간 거래 단계에 사주 일가의 1인 회사를 끼워 넣어 가격을 33.3% 올리거나 이익을 가로챘다. 사주 일가는 법인카드를 골프와 해외여행에 사용했고, 조업경비로 신고한 50억 원을 자녀 유학비로 쓰기도 했다.
국세청은 조세 포탈이나 가짜 세금계산서 수수 등 범죄 행위가 확인되면 형사 처벌을 받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과 12월에 이은 세 번째 물가 안정 관련 세무조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