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내려가기 전 들르기 딱…설 연휴에 실내에서 즐기는 ‘겨울 꽃 여행지’
2026-02-1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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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세종수목원, 100여종 동백나무 기획전
겨울 온실을 붉게 물들일 동백꽃 축제가 국립세종수목원에서 열린다.

겨울엔 거리에서 꽃을 보기 어렵다는 말이 익숙하지만 막상 주변을 보면 의외로 ‘겨울에 피는 꽃’이 있다. 출근길이나 산책길에 담장 너머로 붉은 꽃이 보이면 “이 추운 날에도 피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봄꽃처럼 화사하게 몰려 있진 않아도 한두 송이만으로도 시선을 끄는 편이라 사진을 찍거나 어디서 볼 수 있는지 찾아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런 겨울꽃 가운데 대표격으로 꼽히는 게 동백꽃이다.
산림청 산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국립세종수목원 희귀특산식물전시온실에서 동백나무 기획전 ‘동백꽃 필 무렵: 겨울숲에서 동백을 만나다’를 지난달 30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진행 중이라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이번 기획전은 한겨울에도 꽃을 피우는 동백의 매력을 앞세워 관람 동선을 따라 ‘피는 시기’에 맞춰 전시가 자연스럽게 바뀌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수목원 측은 동백나무 ‘파이어 폴스’를 포함해 다양한 동백 품종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한 번 방문해도 온실 안 풍경이 조금씩 달라지는 관람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국립세종수목원 희귀특산식물전시온실에서는 상서로운 향기로 알려진 제주백서향을 함께 만나볼 수 있고 ‘복’과 ‘장수’의 상징으로 소개되는 복수초도 전시 라인업에 포함됐다. 독특한 수형과 향을 지닌 삼지닥나무도 함께 배치돼 겨울 온실에서 볼거리를 넓힌다.

현장에서 전시된 동백나무 가운데 일부 품종은 사계절전시온실 내 가든샵에서 구매할 수 있다. 반려식물 문화 확산을 위해 가정에서 동백나무를 키울 때 필요한 주의사항과 관리 방법을 안내하는 가드닝 팁도 제공한다.
강신구 국립세종수목원장은 이번 기획전이 동백나무의 고유한 아름다움과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동백꽃은 겨울의 끝자락에서 가장 먼저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꽃으로 꼽힌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잎을 떨어뜨리지 않고 꽃봉오리를 키우다 붉은 꽃을 한 번에 피워내는 특성 때문에 예부터 강인함과 절개를 상징해왔다. 꽃이 질 때도 꽃잎이 하나씩 흩어지지 않고 통째로 떨어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동양권에서는 충절과 의지를 상징하는 꽃으로 여겨져 왔다.
짙은 녹색 잎과 대비되는 선명한 꽃색도 동백의 매력이다. 붉은색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지만 분홍이나 흰색 등 품종에 따라 다양한 색을 띠며 꽃잎 수와 형태도 제각각이다. 품종에 따라 단정한 홑꽃부터 풍성한 겹꽃까지 모습이 달라 한 그루만 놓아도 분위기를 바꾼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백은 관상용을 넘어 문화적 의미도 크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자생해 왔고 지역마다 동백을 소재로 한 설화와 예술 작품이 전해진다. 특히 한겨울에 피는 특성 덕분에 ‘겨울의 장미’로 불리며 문학과 미술에서 자주 등장해왔다.
최근에는 겨울철 실내외 조경 식물로도 주목받고 있다. 비교적 관리가 까다롭지 않으면서도 계절감을 분명히 드러낼 수 있어 정원이나 온실, 실내 화분으로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한겨울 숲 속에서 붉게 피어나는 동백꽃은 계절의 경계를 잇는 상징처럼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